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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회장 하고는 싶지만…

유력 후보들 뚜렷한 입장 표명 않은채 낙선 부담, 추대형식 은근히 원하는듯

‘하고는 싶은데 스스로 나서기는 멋쩍고….’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한 후 누가 전경련 새 회장으로 등장할 것인가. 세간에서는 “주요 그룹 오너 가운데 아무도 전경련 회장직에 선뜻 나서지 않아 추대가 힘들 것”으로 관측하지만 재계 주변의 사정은 이와 다소 차이를 보여 주목된다. 현재까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등이다. 이들은 ‘차기 회장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올해 챙겨야 할 경영업무가 워낙 많아서…”라며 뜻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예전과 사뭇 다른 것은 완강한 부인으로 일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인사치레 같은 답변을 배제한다면 전경련 회장직에 대해 의욕은 있지만 낙마를 우려,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까지 읽힌다. 재계 주변에서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전경련 총회가 임박할수록 회장직을 놓고 ‘그룹 회장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회장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A회장의 경우 여러 차례 회장을 맡을 의사가 없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혀왔지만 강 회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한 뒤부터는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그는 측근을 통해 언론에서 회장 후보감으로 거론될 때 ‘지역적 안배’ 같은 표현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응방식은 만일 재계에서 A회장의 능력이나 연륜 등을 정당하게 평가해 추대 형태를 취한다면 굳이 거부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그룹의 B회장은 직전까지도 ‘완고한 거부 의사’를 표명해왔으나 최근에는 ‘비토그룹이 있다’거나 ‘연장자를 우선하는 전경련의 전통’ 같은 표현이 없는 한 후보군으로 거명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 “그룹 회장이라면 한번쯤 ‘재계 수장’이자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전경련 회장에 오르고 싶은 생각을 품게 마련”이라며 “다만 본인 스스로 나서기보다는 재계에서 자연스럽게 추대되기를 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섣불리 나섰다가 재계의 지지를 받지 못해 낙마하는 불명예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원래 전경련 회장은 마지막까지도 하지 않겠다고 고사하다 맡는 자리”라며 “선거운동처럼 먼저 하겠다고 나선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룹 회장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추대를 받고 이를 수락하거나 거부하는 식으로 전경련 회장이 정해진다는 얘기다. 지난 2005년 전경련회장단은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새 회장으로 추대했지만 이 회장이 이를 거부, 강 회장이 떼밀리다시피 회장직을 맡는 모습을 보인 게 좋은 예다. 지난 1월25일 전경련회장단 회의 때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일부 감지됐다는 후문이다. 당시 회장단회의에 참석했던 모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차기 회장 후보로) 추대를 받지 못한 일부 회장들은 상당히 표정이 어두웠고 회의가 끝난 뒤 간단한 수인사만 나누고 서둘러 가버렸다”고 전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월등한 4대 그룹 회장들이 나선다면 중하위 그룹 회장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엇비슷한 중하위 그룹 회장 중 한 명을 추대하는 것은 견제심리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된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 삼성 회장이 지난번과 달리 회장직을 수락하는 경우가 나오지 않는 한 이번에는 전경련 회장직을 염두에 둔 일부 회장들의 암중모색이 훨씬 복잡다단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최근의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해 89년 고위관료 출신인 유창순 전 총리를 추대한 것처럼 외부인사 추대라는 의외의 결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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