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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굴욕

수년간 성장세 부진 전망따라 최고 신용등급서 1단계 강등<br>파운드화 약세로 인플레 우려… 긴축서 부양 전환할지 주목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자랑해온 영국이 사상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굴욕을 겪었다. '트리플딥(삼중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영국의 어두운 경제상황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최고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등급전망은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로 상향해 추가 강등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영국경제가 향후 몇년 동안 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세수증대 및 재정건전성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등급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이 최고 신용등급을 회복하는 데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우려됐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영국 파운드화 약세가 가속화하고 현정부의 긴축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앤드루 센텐스 통화정책위원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신용등급 하락 자체가 당장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키지는 않겠지만 파운드화에 대한 추가 평가절하 압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파운드당 1.5160달러까지 하락해 2년 반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최근 6주간 가치가 하락한 상태다.



영국이 그동안의 긴축기조에서 벗어나 뱅크오브잉글랜드(BOE) 주도로 경기부양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공개된 6~7일 BOE 통화정책 회의록에는 머빈 킹 총재가 기존의 반대입장을 뒤집고 추가 양적완화를 위해 자산매입 한도를 늘리는 데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BOE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영국이 돈 풀기에 나서면서 파운드화 약세를 한층 부추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기존 긴축 프로그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지 오즈본 재무장관은 "(등급강등은) 영국이 직면한 채무의 심각성을 냉혹하게 상기시켰다"면서 "여기서 긴축을 멈춘다면 헤어날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를 것이며 그런 일은 없을 것임을 거듭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오는 2016년에 지금보다 6%포인트 높은 96%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2018년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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