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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23일] 위기극복에 앞장서는 現代重노조

오종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노조간부 수련회에서 무교섭 임금협상을 선언했다. 협상을 회사에 위임한 사실상의 임금동결 선언이다. 세계 동시불황의 유례없는 경제위기로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노조가 먼저 고통분담을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오 위원장은 조선시황ㆍ수주상황 등을 설명하면서 200여명의 노조 간부들에게 조합원 설득을 당부했다. 경영진이나 할 법한 이야기에 대의원들의 항의나 반발이 제기될 만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은 만큼 위기극복에 노조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방증이다. 노조 집행부의 성숙한 인식과 분별력 있는 자세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오 위원장은 “도요타가 흔들리고 삼성전자도 적자를 내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1등이지만 위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바로 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아남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하며 그러려면 노조도 경영을 얘기하고 경영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노조의 발상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현대중공업은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초일류 조선업체다.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해놓고 있으며 조 단위 이익을 내는 등 실적도 여전히 좋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지난해 6월 이후 신규 수주가 끊겼고 기존 수주선박도 선주들의 대금지급연기 요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수주부진이 지속될 경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1등이라고 자만하며 시장상황 변화를 읽지 못한 채 선제적ㆍ능동적 대처를 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다. 세계최강의 자동차업체로 영원할 것 같았지만 지금 존망의 기로에 서 있지 않은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그건 경영진뿐 아니라 노조에게도 해당된다. 위기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경기와 회사 상황이 어떻든 노조가 나만 살겠다고 제 몫 찾기를 고집하면 회사도 노조도 같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고통분담 결정이 노동계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실업대란을 피할 수 있고 경제회복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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