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는 이미 자금을 수혈했지만, 여전히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는 자국 은행에 국채를 공급하는 고육지책을 동원했거나 그럴 조짐이다. 은행들은 이 국채를 담보로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유동성을 공급받아 자금난을 해결하게 된다.
그리스 재무부는 28일(현지시간) 4대 은행인 내셔널 뱅크, 알파, 유로 뱅크 및 피래우스 뱅크에 모두 180억유로 어치의 국채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성명에서 “‘헬레닉재정안정기금’(HFSF)에서 이들 4대 은행에 180억유로 어치의 국채를 지원하는 작업을 오늘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은행이 이 국채를 담보로 ECB와 유로 시스템으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및 ECB의 이른바 ‘트로이카’가 지원한 구제 기금에서 일부를 떼어내 은행 자금 보완을 지원하기 위한 HFSF를 한시적으로 운용해왔다.
스페인도 같은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정부 소식통은 이미 구제한 스페인 3위 은행 방키아에 국채를 지원해 이를 담보로 ECB의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질지 모른다고 28일 로이터에 전했다.
이는 방키아의 지주회사가 앞서 ‘적지만 수익을 냈다’고 밝혔던 것과는 달리 지난해 33억유로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수정 발표된 상황에서 나왔다.
스페인은 EU의 압박에 밀려 외부 전문가들에 의뢰해 은행 자본 건전성 점검(스트레스 테스트)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내달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인 은행이 500억~600억 유로의 추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해왔다.
스페인 정부는 앞서 방키아에 45억유로를 지원했으나 계속 흔들리자 190억유로를 추가로 구제키로 해 사실상 완전 국유화했다.
그럼에도 방키아 주가는 13% 이상 폭락해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국제 구제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국제 구제는 불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유로 방어를 위한 전략적 조치가 필요한 점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자에서 라호이의 발언이 ‘ECB가 스페인 국채 매입을 다시 사도록 촉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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