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르노삼성자동차 준중형 세단 'SM3'의 부분변경 모델인 '뉴 SM3'는 단순한 페이스리프트차가 아니다. 구조조정 중인 르노삼성차가 회생의 의지를 담아 내놓은 차다. 이 차마저 안 팔리면 벼랑끝에 몰린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그런 만큼 부분변경차지만 신차급 개선이 이뤄졌다. 새 엔진(H4Mk)과 신형 무단변속기(X-CVT)를 달았고, 디지털 사양을 집중 보강했다. 동급 경쟁차에 비해 차체와 실내 공간이 큰 데도 불구, 경차급 연비(복합기준 리터당 15㎞)를 달성했다.
뉴 SM3를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인천공항 코스에서 시승했다.
먼저 외관에서는 달라진 그릴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았다. 뒷모습도 볼륨감이 커졌다.
차에 올라타면 '다이내믹 컬러 디지털 클러스터'라고 불리는 디지털 계기반이 운전자를 반긴다. 운전 중에 확인해야 하는 각종 정보들을 디지털 화면에 보기 쉽게 배치했다.
시동을 걸고 천천히 가속해봤다. 분당엔진회전수 1,500에서 시속 80㎞가 나오고 2,000rpm에서는 시속 110㎞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 대단한 효율성이다. 엔진과 무단변속기의 밸런스가 고연비와 안정성을 구현해 냈다. 고속 구간 정속 주행에서는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안정적으로 뻗어나가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단번에 4,000~5,000rpm으로 올라가며 빠른 응답성을 보인다. 이 때 느껴지는 힘은 부족하지만 소음은 적다.
서스펜션은 요즘 국산차의 대체적인 추세와는 달리 다소 무르게 세팅된 편이다. 주행의 박진감보다는 가족의 편안함에 중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코너링 때 차가 약간 출렁거리는 느낌이 나지만 전반적인 승차감은 우수하다. 과속방지턱을 넘는 느낌도 동급 경쟁차에 비해 부드럽다.
내비게이션은 와이파이 기반의 SK네트웍스 제품을 채용했다. 전국 SK주유소에서 무선통신을 이용해 지도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을 갖췄다.
이 차의 단점은 디자인이다. 특히 앞부분 그릴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염려된다. 경쟁차인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3'의 디자인이 워낙 화려한 것을 감안하면 뉴 SM3의 외관은 더욱 단순하고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뉴 SM3는 이번에 브라운 계열의 '에보니 브라운'과 빨간색 계열 '오리엔탈 레드'라는 두 가지 색상을 추가했다. 빨간색 차가 특히 젊고 다이내믹해 보인다. 차 가격은 사양에 따라 1,538만원부터 1,978만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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