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車 시장 'MK 효과'
현장경영·역발상 전략 덕에2월 글로벌사 판매 감소 속두자릿수 성장 나홀로 질주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MK(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지난해와 올해 유럽 현장경영에서 공격적인 '역발상 전략'을 주문하면서 현대ㆍ기아차의 약진이 눈부시다.
특히 지난 2월 유럽 자동차시장에서는 글로벌 메이커들의 판매가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현대ㆍ기아차는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16일 유럽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2월 유럽 자동차 판매실적에서 현대차그룹은 전년동월 대비 15.4% 증가한 5만3,867대를 기록했다. 1~2월 누적판매량은 10만9,151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18.7% 늘었으며 시장점유율은 5.7%를 나타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지난달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늘어난 3만1,257대를 팔았다. 기아차는 2월에만 2만2,610대를 팔아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31.4%나 급증했다.
유럽 자동차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맞은 점을 고려하면 현대ㆍ기아차의 성장세는 놀랍다. 유럽에서 월 1만대 이상 판매하는 자동차 브랜드 13곳 가운데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업체는 현대ㆍ기아차와 다임러그룹뿐이다. 지난해 아시아 브랜드 1위를 기록한 현대ㆍ기아차는 도요타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고 피아트ㆍGM 등을 무서운 속도로 쫓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상승세는 무엇보다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6개월 사이 두 번이나 유럽시장을 찾아 현지공략 강화를 주문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유럽 방문길에 "현대 i40와 기아 프라이드 신형(현지명 뉴리오) 등 유럽 전략형 신차들이 유럽 판매를 견인할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초에는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해 모터쇼를 둘러보고 주요 대리점 만찬에 참석하는 등 1박3일의 강행군을 했고 "유럽 경기침체 상황에 불안해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는 '역발상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여기에 유럽 전략형 차종 판매증가, 유로 2012 등 축구 마케팅, 독일과 프랑스 등의 직영법인 체제 전환 등이 맞물려 판매증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9만2,000대를 판매한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72만1,000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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