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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안중근, 천안함 그리고 새 정치

정성호 민주당 의원


내일모레가 안중근 의사 순국일이다. 104년 전 조국의 자유독립과 동양평화를 위해 일제의 원흉을 응징하고 32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셨다. 공교롭게도 그 전날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미국 주관으로 한일정상회담이 잡혔다. 일본은 지난달에도 중국의 하얼빈역 안중근의사기념관 건립 허용을 비난했고 아베 총리는 안 의사를 사형수로 깎아내리는 망언까지 일삼았다. 장소도 하필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다 순국하신 이준 열사의 한이 서린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과거사 인식의 개선 없이 의미가 없다고 말해왔다. 과연 위안부 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아베 내각의 입장 전환을 감지한 것인지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정치인으로서 어떤 외교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행여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비밀리에 추진하다 들통 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나쁜 전례가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들은 김황식 전 총리가 국무회의 즉석안건으로 올려 졸속의결하고 결국 반대여론에 밀려 미수에 그친 일을 기억하고 있다. 역사는 과거의 정치이며 정치는 현재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원자력방호방재법 논란도 황당하다. 정부는 1년 6개월간 법안을 방치했고 여당은 방송법 발목잡기 하느라 2월 임시회를 넘겨버렸다. 누가 봐도 대통령이 무소신 장관과 무책임 여당을 엄히 꾸짖어야 마땅한데 거꾸로 야당 탓이라며 정치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래서는 복지부동 장관, 발육부진 여당이 바뀌지 않는다.

26일은 천안함 사건 4주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다 산화한 46명의 젊은 용사와 고 한준호 준위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날이다. 공짜 평화란 없다. 경제력과 군사력은 나라를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이다. 더 이상 병역면제 내각의 안보 무능과 불량 군수품에 국민이 불안에 떠는 일이 없도록 국태민안에 힘써야 한다.



또한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한다. 민주당은 4번의 총선과 대선에서 연패했다. 말로는 혁신과 통합을 외쳤지만 이명박 정부의 실정(失政)이라는 반사이익에 기댄 채 국민이 차려준 총선 승리의 '밥상'을 걷어찼다. 소위 박근혜 대세론을 저지하고 후보 사퇴라는 희생을 통해 대선을 해볼 만한 선거판으로 만든 것도 '안철수 현상' 덕분이었다. 정권교체하려면 야당교체부터 먼저 하라는 민의였다.

주역에 '군자표변, 소인혁면'이란 말이 있다. 군자는 자기 잘못을 고치는 데 신속하고 확실한 반면 소인은 얼굴빛만 고칠 뿐이라는 비유다. 지도자는 변해야 할 때 과감히 변해서 새로운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새정치연합이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민생 개혁을 주도하는 유능한 대안세력으로 거듭나려면 강도 높은 혁신은 필수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분골쇄신해야 한다. 사기 역이기전에 '위정자는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밥을 하늘로 삼는다'고 했다. 식위천, 소위 민생제일주의다. 새정치연합이 '여민동락'의 자세로 3년간 꾸준히 실적을 쌓고 국민과 정당일체감을 높여간다면 목표는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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