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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뭉크 '절규'는 인간 불안의 상징이란다

■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명화 101(김필규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하늘이 핏빛으로 불타고 있구나. 이 배경을 뒤로하고 한 인간의 깊은 괴로움이 비명처럼 들려오고 있단다.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뭉크의 <절규>는 현대 인간의 불안을 상징하는 작품이란다. …작가의 자아를 통해 세상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지. 뭉크의 눈으로 본 이 새로운 황혼이 네게는 어떻게 보이느냐?"

지난달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1,992억달러에 낙찰돼 현대미술의 세계최고가 기록을 세운 작품을 두고 할아버지인 저자는 손녀 미사(美史)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할아버지가 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구전동화 대신 이처럼 작품을 본 자신의 감상과 분석을 전해주는 책의 구성이 흥미롭다.

책은 르네상스의 포문을 연 초기 작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부터 낭만주의, 인상주의, 표현주의는 물론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사이 톰블리 등의 20세기 후반 작가까지 아우른다.



할아버지는 미술분야 전문가도 아니었으며 처음부터 미술의 조예가 깊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이 분야에 조금씩 다가섰다.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장교로 제대한 후 KPK통상을 창업해 37년간 경영인으로 살아온 저자 김필규 씨는 1983년 '무역의 날' 수출 유공자로 산업포장을 받았다. 평범한 경제ㆍ경영인으로 살아갈 뻔 한 그를 남들과 다르게 만든 것이 바로 취미로 접한 그림ㆍ조각ㆍ건축 등의 예술이었다. 뒤늦게 만학도가 된 저자는 현재 명지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조곤조곤 나직한 저자의 그림 이야기를 보노라면 나도 '그림 읽어주는 할아버지', '그림 읽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고 또 될 수 있다는 희망이 꿈틀댄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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