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형 장기휴가가 확산되고 있다. 주요 기관과 기업 중 2주 이상 장기휴가를 가거나 연차를 일주일 이상 몰아 쓸 수 있는 '리프레시(refresh) 휴가제도'를 도입하는 곳이 늘고 있다.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1개월간 쉬게 하는 '안식월' 제공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04년 '주5일근무제' 도입이 '제1차 휴가혁명'이었다면 최근의 기업과 기관의 '장기휴가' 확산은 '제2차 휴가혁명'이라 할 만하다.
서울시는 장기근무자에 대한 이른바 안식월을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연간 10일을, 20년 이상에게는 연간 20일의 유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이 경우 기존 휴가와 합쳐 한달 이상의 휴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식월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전남도 등 30여개 지자체가 안식월을 시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에도 장기휴가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넥슨ㆍSK텔레콤 등은 장기근속자에게 한달 내외의 리프레시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ㆍGS건설도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2주에서 한달간의 장기휴가를 가게 한다.
이 같은 경향에 맞춰 조직도 재구성되고 있다. 직원의 업무를 다른 직원이 대신할 수 있도록 백업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기본이고 휴가보상비 절감으로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를 다른 근무자가 공유할 수 있게 시스템화ㆍ매뉴얼화하면서 효율이 오히려 제고되고 이에 따라 투명성도 높아지고 있다. 휴가가 조직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휴가를 단순히 정해진 기간에 쉰다는 개념에서 탈피해 자기계발 및 업무전문성 향상의 기회로 삼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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