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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논란을 빚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인사조치 등을 요구하며 9일 청와대를 항의방문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박준우 정무수석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오전9시20분부터 11시까지 연풍문에서 세월호 가족 대표들과 면담했다"며 "가족들은 KBS 사장의 사과와 보도국장 인사조치, 가족 대표와 대통령의 면담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국장은 후배 기자들에게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 매체에 의해 알려지면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이에 김 국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보도의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김 국장은 회견에서 "지난 4월28일 회사 근처 중국집에서 점심 식사 자리가 있었고 여기서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이 원인이었다고 말했다"면서 "이에 안전불감증과 관련한 뉴스 시리즈를 제작할 필요성을 얘기했고 그러던 중 교통사고로 한 달에 500명 이상 사망하는데 교통사고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또 "언론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과 신념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자진사퇴해야 한다"며 "KBS 사장은 단임제로 돼야 하고 언론 중립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지닌 인사가 돼야 하며 임기는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진도나 안산 현장방문시 가족들의 의견을 들었고 적극적인 검토를 지시해서 반영을 해왔다"면서 "오늘도 가족들의 요청이 있어 두 수석을 가족들에게 보내 말씀을 들었고 가족들께서 또 다른 의견을 전달해주신다면 적극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이날 새벽 KBS에 대한 항의 및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청와대를 찾았다. 유족들은 8일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을 항의방문해 KBS 측에 보도국장 파면 및 사장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새벽에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자리를 옮겨 밤새 경찰과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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