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둔화 금리인상 없을듯

美 경기둔화 금리인상 없을듯소비지출·건설등 과열 주춤 연착륙 양상

최근들어 미국내 소비 지출이 둔화되는 등 그동안 과열 기미를 보이던 미 경기가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열리는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RB가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지난 6~7월중 미국 경기는 소비지출과 건설 경기가 둔화되는데 힘입어 「연착륙」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지북은 12개 지역연방준비은행이 제출한 기업활동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FRB가 작성하는 경기 보고서. 보고서의 표지 색깔을 따서 「베이지북」으로 불린다.

FRB는 오는 22일 회의의 정책판단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제시한 베이지북에서 「6~7월중 각 지역의 경기가 상승 국면을 타기는 했지만, 상당 지역에서는 경기 확장세가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연방준비은행이 소재한 12개 지역 가운데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고 보고한 지역은 세인트루이스 한 군데에 불과했으며, 애틀랜타·보스턴·시카고·댈러스·뉴욕·리치먼드·샌프란시스코 등 7개 지역은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성장 속도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장 둔화 추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지출. 소비 지출은 지난 1·4분기중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다가 2·4분기들어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부동산·건설 경기가 정점에서 내려앉은 것도 경기 연착륙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FOMC를 앞두고 FRB가 경기 연착륙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분석가들 사이에선 FRB가 이달중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6차례에 걸쳐 단행된 FRB의 금리인상 정책이 주요 지역에서 효력을 나타내고 있음이 베이지북을 통해 입증됐다는 것이다.

한 가지 남아 있는 근심거리는 노동시장. 경기 호황에 힘입어 제조업부터 하이테크까지 모든 분야에서 노동력 부족현상이 나타나자, 이로 인한 임금 인상이 자칫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FRB는 최근 노동생산성이 제고됨에 따라 인플레 압력이 어느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경립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8/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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