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사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 주도적 모델로부터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도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며 "제왕적 리더십이 아닌 민주적 제도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김대중이 되길 원했고 김대중 대통령 같은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라겠지만 그 시대는 돌아오지 않는다"며 "하지만 '김대중 이후 체제'를 만들기 위한 실력 향상을 위해 당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해서도 포용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가진 시민들을 다시 정치로 관심 갖게 해 준 큰 공이 있다"며 "안 대표를 비난하기보다 더 큰 격려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선거지역의) 원주민들은 날아오는 철새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의 권위의식이 살아 있어서 거물이면 다 되지 않나 착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패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면 서둘러서 사람만 바꾸는 개혁이 아니라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개혁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국민 편에 선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 내용과 관련, "오늘 회의에서 시도지사들은 당의 개혁 방향을 놓고 지방과 국민의 삶의 현장에서의 요구가 반영되는 분권형 정당개혁을 지향할 것을 요청했다"며 "정권 교체를 위한 생활정치와 민생중심의 가치전환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회의 내용을 소개했다.
한편 박지원 의원도 이날 안 전 대표를 격려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안 전 대표에게는 젊은 세대와 모여드는 국민이 있다. 언론에서 그에게 가하는 혹독한 비판은 약이 될 것"이라며 "이제 안철수 때리기도 그 정도에서 끝내고 그에게 시간을 주자"고 강조했다. 특히 "좌절하지 말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라는 DJ의 충고를 그에게 보낸다"면서 "실패한 4개월을 부인하지도 변명하지도 마시고 반성과 생각을 정리하시는 4개월을 지내시라. 당신은 아직도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고 미래가 있다"고 격려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