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엘피다 파산하면 반도체 가격 상승 랠리 이어갈 듯"
반도체 D램 가격이 반도체업계의 감산과 일본 엘피다의 파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9개월 만에 상승했다. 그동안 현물가격의 상승세가 고정거래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엘피다의 파산 가능성이 결정적인 반도체 가격 반등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엘피다가 실제 파산할 경우 반도체 가격은 공급량 부족으로 가파른 상승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6일 대만의 반도체 가격정보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대표적인 D램 제품인 DDR3 2Gb 256M×8 1333㎒의 이달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0.94달러를 기록, 지난달 말(0.88달러)에 비해 6.82%나 급등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의 상승은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 2010년 9월 4.34달러였던 이 제품의 가격은 이후 지난해 6월 2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이어 11월에는 1달러선 밑으로 추락, 반도체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불러왔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일본 엘피다의 파산 가능성과 감산, 미국 마이크론사의 감산 등이 맞물리면서 공급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D램 수요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PC 판매량이 회복돼야 하지만 PC 수요 회복 없이 감산에 따른 공급물량 감소가 시장의 가격을 이끈 것이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현물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엘피다의 파산 가능성이 최근 집중 부각되면서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반도체업계의 분석이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피다의 파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과연 엘피다의 파산을 그대로 지켜볼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그러나 엘피다가 회생을 위해서라도 추가 감산이 불가피하고 마이크론의 감산도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물량 부족현상이 가격 상승의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져 반도체업계의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엘피다의 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반도체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가격은 심리적인 것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엘피다의 파산 가능성이 반도체 가격 상승 반전의 가장 큰 재료"라며 "만일 엘피다가 실제 파산할 경우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의 가파른 랠리로 이어져 반도체업체들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