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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리턴' 재조사한다

국토부, 폭언·폭행 여부 진술 엇갈리자 사무장 다시 부르기로

검찰도 주내 조 전 부사장 소환<br>블랙박스 녹음장치 복원 착수


대한항공의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리는 것)'과 관련해 의혹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자 국토교통부가 사건을 전면 재조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14일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을 다시 불러 사건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당초 박 사무장은 물론 당시 기내에서 근무했던 기장과 승무원들을 모두 불러 조사했었다. 하지만 박 사무장으로부터 폭언·폭행에 대한 구체적 진술은 듣지 못 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이 고성을 질렀다는 것과 관련해 승무원 간의 진술도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초기 조사와 달리 폭언·폭행과 관련된 박 사무장과 일등석 탑승객의 진술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지난 12일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실로부터 조사를 받은 뒤 폭언·폭행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박 사무장이 검찰 조사를 마친 뒤 폭언·폭행이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바뀌었다. 박 사무장은 이날 검찰 조사를 마친 뒤 KBS와 인터뷰에서 "조 전 부사장이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매뉴얼이 담긴 서류철 모서리로 손등을 수차례 찔렀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승객도 조 전 부사장의 부당 행위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사건 당시 일등석에 탑승했던 박모(32·여)씨는 지난 13일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이 고성을 지르며 승무원의 어깨를 밀쳤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당시 기내에서 발생한 상황과 관련 "승무원이 무릎을 꿇은 채 매뉴얼을 찾고 있자 조 전 부사장이 이들을 일으켜 세워 밀쳤다"며 "파일을 말아서 승무원 바로 옆의 벽에다 내리쳤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승무원은 겁에 질린 상태였고 안쓰러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사실 관계를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박 사무장을 불러 다시 확인할 계획이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의 초기 조사와 관련 "대한항공 임직원이 당시 승무원들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초기조사 당시 승무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조사하는 대신 대한항공에 해당 승무원들을 호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승무원들에게 입단속을 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역시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사건인 만큼 발 빠르게 수사를 해나가고 있다. 검찰은 박 사무장과 일등석 승객 등 당사자와 중요 참고인 조사를 마쳤고 현재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출장사무소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한항공 임직원이 해당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임직원도 수사 대상에 올려놓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참여연대에서 고발한 항공법·항공보안법·업무방해 뿐만 아니라 증거조작·강요죄 등도 적용 대상인지를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주에 조 전 부사장을 소환해 폭언과 폭행 여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이날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박 사무장과 승무원의 집을 각각 찾아갔지만 둘 다 집에 없어 만나지 못 했고 이들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쪽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준비 중인 항공기를 되돌리고 사무장을 내리게 해 항공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동효·서민준 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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