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한국의 맥주 수입중량은 5만3,618천톤(t)으로 지난해 상반기(4만1,495t)보다 29.2% 늘어났다.
부피로 환산하면 약 1억600만병(500㎖ 1병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찾아볼 수 있는 2000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최대치다.
2000년 상반기 맥주 수입량이 3,444t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10여년 사이 한국 소비자의 입으로 1년간 들어가는 수입 맥주가 1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맥주 수출량(5만3,451t)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대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상반기 맥주 수입량은 처음으로 수출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수입금액 역시 올해 상반기 5,078만달러(약 52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954만달러)보다 28.5% 증가하며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원전사태에 따른 방사능 유출 우려에도 상반기 한국에 가장 많이 들어온 수입 맥주는 아사히·삿뽀로 등 일본 맥주(1만3,818t)였다.
다만,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1만1,549t)보다 19.6% 증가해 전체 증가율을 밑돌았다.
하이네켄 등으로 대표되는 네덜란드 맥주는 8,887t이 수입돼 1년 사이 수입 규모가 38.0% 증가하며 2위를 차지했고, 역시 수입량이 1년 사이 60.9% 급증한 독일 맥주(7,825t)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5위였던 중국 맥주는 상반기 5,067t이 수입돼 4위를 기록했고, 10위권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한 미국 맥주(4,214t)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맥주 수입이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최근 해외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국내에서 맛보지 못했던 다양한 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폭탄주 중심의 음주 문화 대신 술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업소용이 아닌 가정용 맥주 소비가 늘고 있는 점도 수입 맥주의 약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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