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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월 7일] 부럽고 감동적인 美부자들의 기부문화

앞다퉈 거액 기부에 나서고 있는 미국 기업인들의 모습은 최근 우리 사회의 이슈로 등장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주도하고 있는 '기부약속' 운동에 40명의 미국 부호들이 동참의사를 밝혔으며 이들이 약속한 기부액수는 무려 1,250억달러(175조여원)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 부자들의 기부액 규모도 놀랍지만 동참 이유는 더 감동적이다. 기부에 대한 그들의 언급은 부에 대한 인식과 함께 기부의 의미와 효과 등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내 보유주식의 1%를 넘게 쓴다고 해도 내 삶의 질이 향상되거나 더 행복해지지 않지만 내 재산의 99%를 사회에 돌려준다면 다른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많은 재산을 기부할 수 있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특권이며 행운이다' '농부들이 수확 이후 땅에 비료를 뿌려 다시 기름지게 하듯 내 재산을 되돌려줌으로써 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싶다' '기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과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 돈을 써야 하는 방법, 가진 자들의 사회적 책임, 나눔과 베풂을 통한 더불어 사는 삶의 필요성 등에 대해 더 붙이고 뺄 필요가 없을 만큼 쉽고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들의 기부행위는 우리나라 부자와 기업인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 부자들도 기부를 많이 한다. 그러나 개인재산이 아닌 기업 돈이 대부분이다. 연말연시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내는 거액의 기부금은 대부분 그룹이나 임직원에 의한 것이지 개인명의는 거의 없다. 어쩌다 있는 개인기부도 비리 등에 따른 사회적 지탄 등을 모면하기 위한 타율적인 경우여서 감동을 주지 못한다. 자발적으로 개인재산을 흔쾌히 내놓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우리 부자와 기업인에 대한 정서가 곱지 않은 데는 이런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기업인들의 기부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기업과 기업인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면 장사가 잘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를 위해 개인 재산의 절반 정도를 아낌없이 내놓는 미국 부자들의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우리나라에도 하루빨리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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