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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학도서관에 핫팩이 등장한 이유

'먹고 대학생'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다. 방학임에도 대학 도서관은 영어ㆍ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다음 학기를 위해 재충전을 하라고 있는 방학에 공부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학생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추워도 너무 추운 학교 도서관이다.

건물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하라는 지식경제부의 에너지 사용 제한조치에 따라 많은 대학이 도서관의 난방 온도를 낮추고 있다. 일부 대학은 자체 지침까지 만들어 도서관의 온도를 18도 이하로 낮추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부터 많은 대학의 커뮤니티는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손이 너무 차 노트북 열에 손을 녹이며 공부했다' '따뜻하게 공부하게 해달라' 등 불만과 요청의 글로 뒤덮였다. 한 학생은 직접 온도계로 머물고 있는 열람실의 온도를 측정한 사진을 올리고 "측정 결과 현재 열람실은 14.5도인데 여기에서 어떻게 공부에 집중을 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릎담요와 수면양말은 물론 핫팩과 전기히터가 도서관에 가는 학생들의 필수품이 될 지경이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대학의 융통성 없는 행정 때문이다. 도서관과 열람실은 건물 난방온도 제한 구역이 아님에도 각 대학은 본부건물은 물론이고 강의실과 도서관까지 일괄적으로 온도를 낮추고 있다.



물론 대학도 할 말은 있다. 비록 도서관과 열람실이 건물 난방온도 제한 구역은 아니지만 대학 자체가 에너지 과소비 건물로 지정돼 최소 5%의 전기를 줄여야 하는 만큼 도서관만 예외를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반발이 속출하자 일부 대학에서는 전력 사용 제한시간인 10~12시 사이에만 난방을 멈추는 등 뒤늦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공부하는 학생들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지경부의 공고가 지난해 11월에 나온 만큼 지난 한 달간 미리 대안을 마련했더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낳는다.

전기 절감에 동참하겠다는 대학의 자세는 물론 이해가 된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학습권을 보장해주는 것이야말로 대학의 가장 큰 존재 이유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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