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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 나들이] GM대우 토스카 L6 2.5

수입차 못지않은 깔끔한 디자인…내장마감 색감·재질 '만족' <br>다이내믹한 주행감에 핸들링·서스펜션도 탁월



절세 미인 초선을 처음 만난 여포의 마음도 이만큼이나 설레였을까. GM대우가 새로 내놓은 토스카를 처음 본 순간 마치 아리따운 여인을 만난 듯 가슴이 들뜨기 시작했다. 살포시 말아 올린 눈꼬리처럼 끄트머리를 치켜 올린 헤드램프나 풍성해진 맵시가 영락없이 물 오른 여인의 자태를 닮았다. 함께 했던 자동차 딜러도“처음 볼 땐 수입차인줄 알았다”며 깔끔한 디자인에 연신 감탄사를 토해냈다. 운전석에 앉아 실내를 둘러보고 또 한번 놀랐다. 국산차의 내장 수준이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드 그레인과 알루미늄이 어우러진 디자인은 고급스러우면서도 간결했다. 자동차 애호가라면 외장에 비해 엉성하게 처리된 국산 중형차들의 내장 마감에 실망을 했겠지만 토스카는 마감의 이음새나 색감ㆍ재질이 쉽게 흠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말끔했다. 센터페시아 윗쪽에 장착된 LCD모니터는 7인치급이어서 TV는 물론 내비게이션이나 다양한 주행 정보를 시원한 화면으로 볼 수 있고 터치스크린 방식이어서 조작하기도 쉽다. 시동을 걸어본다. 날이 제대로 선 칼날 위를 바람이 스치듯 엔진음이 부드럽게 귓전을 스쳐갔다. 그러나 섣불리 가속페달에 발을 올렸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가속페달의 반응속도가 기존의 국산 중형차들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페달에 조금만 힘을 주어도 배기량 2,492cc의 직렬 6기통 DOHC엔진이 뿜어내는 힘찬 박동이 그대로 차량을 퉁겨낸다. 시승 초반엔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가속 조절에 애를 먹었지만 차츰 다이나믹한 주행감에 깊숙하게 빠져들었다. 가속과 감속이 잦은 도심에서의 아기자기한 드라이빙에 한참 젖어 있을 즈음 차량이 서해안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이제부터는 제대로 고속주행 성능을 시험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주말 정오 무렵이라 차량이 많아 직선도로에서도 곧바로 가속을 내기는 어려웠다. 차량 사이를 헤집으며 최대한 속력을 낼 수 있는 공간을 이리저리 찾아보았다. 차선 변경을 위해 시선과 핸들을 돌리는 순간 차량의 앞 머리는 어느새 정확히 그 방향으로 향해 있었다. 마치 최고급 외제 차량을 탈 때처럼 핸들링의 느낌이 손끝으로 예리하게 전해왔다. 덕분에 차선 변경이 잦은 도로나 굴곡이 많은 도로에서도 짜릿한 코너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다 보니 간혹 노면이 고르지 못한 구간이 나오기도 했지만 운전하더라도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서스펜션도 어지간한 고급세단 못지 않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산 중형차로선 처음으로 5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한 덕분에 변속도 비교적 부드럽다. 다만 고속 구간에서의 엔진음이 중ㆍ저속 구간에서보다 다소 크게 들려오는 것이 옥의 티로 여겨졌지만 3시간 가량 수준급의 주행성능을 온몸으로 맛본 즐거움을 덮어버리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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