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도시 낡은 이미지 벗고 "도시 재탄생" 목표<br>선암수변공원 이어24㎞ 도심 산책로 조성추진<br>울산 첫 '도시디자인과' 신설등 발빠른 행보도
| ▲ '환경디자인'의 대표 사례인 '선암댐수변공원'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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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신복로터리'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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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플러스 영남] 울산 남구, 친환경 '디자인 도시'로 변신 꿈꾼다
공업도시 낡은 이미지 벗고 "도시 재탄생" 목표선암수변공원 이어24㎞ 도심 산책로 조성추진울산 첫 '도시디자인과' 신설등 발빠른 행보도
울산=김정숙 기자 jskim@sed.co.kr
▲ '환경디자인'의 대표 사례인 '선암댐수변공원' 전경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신복로터리' 모습
공무원 퇴출제 등 최초 시행이 많아 실험 구청이란 평가를 받아왔던 울산 남구가 이번엔 '디자인'을 키워드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울산지역 행정과 법률, 교육 등의 중심지이면서도 화학공단·상업지역 등으로 인해 '무분별한 회색 이미지'가 강했던 이 지역이 도시디자인을 통해 '새 얼굴'을 갖춰가고 있다.
'디자인도시'를 표방한 울산 남구의 중추 키워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푸른 도시 조성'을 위한 '환경디자인'. 지난 1월 말 개장한 선암댐수변공원이 그 대표 사례다. 올해는 무거·여천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도심 속 허파를 관통할 '솔마루길 조성사업'도 눈길을 끄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경관디자인'을 위한 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울산에서 처음으로 '도시디자인과'를 신설했고 자문기구인 '도시디자인위원회'도 구성했다. 앞으로 '산업디자인'과 '행정디자인' 영역까지도 도전해 도시 자체를 재탄생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남구의 이 같은 시도는 '울산=공업도시'라는 낡은 이름을 벗고 '디자인 울산'이라는 새 이름을 얻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도심 속 오지에서 생태 공원으로 거듭난 '선암댐수변공원'= 철조망에 갇혀 도심 속 오지로 버려져 있던 선암저수지 일대가 생태공원으로 태어났다. 이 저수지는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지난 1962년에 만들어진 뒤 40여년 넘게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남구청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힘을 모아 이곳을 2년 만에 248만여㎡ 규모의 친환경 수변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작은 산들로 둘러싸여 경관이 아름다운 이곳에는 저수지를 따라 길이 3.8㎢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생태습지원, 꽃터널 등 볼거리도 가득하며 장애인을 위한 '숲탐방로'도 호평을 얻고 있다. 남구청은 이곳에서 산책과 휴식 뿐 아니라 레저도 즐길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청소년수련시설과 야영장, 번지점프대 등 종합레포츠단지도 조성키로 했다.
◇ 무거·여천천 살리고 '솔마루길' 닦고 = 오랫동안 '애물단지'였던 무거·여천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는 사업이 내년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여천천은 바닷물을 끌어들여 수질개선을 시도할 계획이며, 성공할 경우 국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천 주변에 '젊음의 거리'를 만들어 노천카페촌도 조성하고 길거리 공연문화도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울산의 '세느강변'으로 만들어 감성과 낭만의 도시로 디자인하겠다는 것이다.
'솔마루길 조성'은 도심 녹지를 관통하는 긴 산책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소나무가 많은 산의 마루(정상)를 연결한 길'이라는 뜻으로, 남구 내 녹지축인 선암수변공원~울산대공원~문수체육공원~남산~태화강 대숲 등을 하나의 산책로로 잇게 된다.
총 길이 24㎞로 완성될 이 길은 도심 속에서 호수와 산, 강변을 한 번에 두루 걸을 수 있는 곳으로는 전국서도 흔치 않을 명소가 될 전망. 1단계인 선암수변공원~신선산 4㎞구간은 이미 조성됐으며 내년까지 최종 완공한다는 목표다.
◇ 울산 첫 '도시디자인'과 신설 = 남구청은 울산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도시경관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관리하기 위한 '도시디자인과'를 지난 1월 신설했다.
이 부서는 고래특구 조성과 재개발·재건축, 여천천·무거천 생태하천 조성 사업에 대한 '디자인' 밑그림을 그리고, 광고물 시범거리와 특화거리 조성 등 관내 디자인을 총괄 기획해 나가게 된다. 전문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해 지난달 말 전문가 20여명으로 이뤄진 '도시디자인위원회'도 구성했다.
삼산 현대백화점 뒤편 거리를 '도시디자인 시범거리'(가칭)로 조성하는 것은 올해 도시디자인과 첫 과제이기도 하다. 올 하반기 공사가 시작되면 앞으로 이곳은 '보행자가 행복한 거리',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변신하게 된다. 손발 담그고 놀 수 있는 도심 속 작은 개울도 만들 계획이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도시미관 재정비에 무게중심을 두고 부서가 출발하긴 했지만 앞으로는 환경·경관디자인 뿐 아니라 브랜드가치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통합적이고도 장기적인 '도시디자인' 사업을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 남구청장
"도시디자인은 겉모양 보다 삶의 질 높이는게 목적이죠"울산 옛모습 원형 복원에 초점
도시 재정비 따른 시민 반발은
보상 보다는 설득으로 해결할 것
김두겸(사진) 울산 남구청장이 '디자인 남구'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김 청장은 "도시디자인은 겉모양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며 "도시 질서를 잡고 개성을 부여하기 위해 '보존·복원해야 할 곳'과 '변해야 할 곳'을 구분하는 데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 남구가 '도시디자인' 개념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도시디자인은 외관 포장에 그쳐선 안됩니다. 시각적 아름다움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인간 중심의 도시'이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를 지향합니다. 또 사는 사람이 푸근하게 느끼고 '참 살만한 곳이구나' 자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암댐수변공원 조성 등 '환경디자인'에 주력해 왔는데 어떤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요.
▦과거 울산은 자연 그대로의 푸른 도시였고 인정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옛 모습을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단순 재현에 머물지 않고 '인위적 맛'이 나지 않는 한에서 현대미를 가미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 '경관디자인'을 위한 도시 재정비에는 규제도 따릅니다. 여기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사유재산을 통제하면 누구도 선뜻 따르지 않겠지요. 그러나 반발 무마를 위해 그때그때 보상해주는 방식은 취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장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도시가 제대로 조성됐을 때 더 이익이라는 것을 설득하고 동의를 받아 나갈 것입니다. 필요한 행정적 뒷받침에도 소홀치 않을 것입니다.
- 도시디자인과 관련해 10~20년 후를 내다보고 구상 중인 게 있으신지.
▦남구는 주거·문화 중심지이면서도 화학공단이 함께 있는 독특한 곳입니다. 이 공단은 15~20년 후면 사양산업이 될 거라 예측되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밀어내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최첨단 공단'으로 거듭나도록 행정이 지원해야 하는데 그 밑그림을 '제로베이스'에서부터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고용창출이 되고 사람이 모여 살아야 '도시디자인'도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 '공무원 퇴출제' 등 최초로 시행한 것도 많아 '실험 구청장'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도시디자인 사업'도 그런 시각으로 보일 수 있지 않을까요.
▦ '새로운 것'을 한 것이 아니라 다 알면서도 관행상 못한 것을 할 뿐입니다. 겉으로는 '실험하고 밀어붙이는 걸'로 보일 수 있지만 공무원들과 함께 과정과 결과를 예측하며 행동에 옮깁니다. 도시디자인도 마찬가집니다. 이론적인 실험이 아니라, 오랫동안 살아왔고 16년째 구정에 몸담으면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실천해 나가는 것입니다.
울산 남구는…
시청·행정관서··· 대형 입시학원··· 인구 최다···
지역행정·유통·문화중심지
울산의 '한강'으로 불리는 태화강 남쪽에 위치해 있는 남구는 행정, 법률, 유통, 문화 등 모든 점에서 지역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시청을 비롯한 각종 행정관서, 법원과 검찰, 평준화 이전 시절 이른바 '명문'으로 불리던 학교 등이 남구에 있으며, 금융기관과 백화점도 이곳에 몰려 있다. 울산대공원과 문수체육공원, 문화예술회관 등도 마찬가지다.
울산서 처음으로 3.3㎡당 분양가가 1,500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나온 것도 남구고, 의사, 변호사 등 많은 전문직들이 남구에 살고 있기도 하다. 교육열도 남다르다.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이 남구를 선호해 대형 입시학원들도 이곳에 밀집돼 있다.
인구는 5개 구·군 가운데 가장 많은 35만명(울산 전체 110만명). 선거구도 울산서 유일하게 '갑' '을'로 분구돼 있으며, 정치적으로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인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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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친환경 '디자인 도시'로 변신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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