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국 경제는 훌륭하게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이번 유럽 재정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confident)합니다."
'서울포럼 2012'의 간판 연사로 나섰던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는 1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우리 경제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이 이처럼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현실화하려면 '한류' 등을 원동력으로 삼아 좀 더 정교한 수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충고했다.
"(내수시장이 충분히 큰)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한국은 수출 주도의 성장 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미국과 중국ㆍ유럽 등의 경기가 나아질 때까지 내실을 쌓으며 기다리는 게 좋아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동시에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골드만삭스나 JP모건체이스와 같은 초일류 투자은행(IB)이 탄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매스킨 교수는 "금융기관은 혁신적 아이디어에 돈을 대는 곳"이라며 "좋은 금융기관은 막대한 부(富)를 창출하지만 때로는 거품을 키워 위기를 키울 때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규제라며 혁신과 규제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했다.
금융시장 규제에 대한 세계적 전문가로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매스킨 교수는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유로존 탈퇴는 그리스 경제에 대단히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물가와 실업률 폭등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또한 유럽 위기의 해법으로 선(先) 성장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도하는 긴축정책으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해서도 "지금은 시장에 돈을 풀어야 할 때지 물가 상승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