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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이갑숙 부산항만공사 사장

"부산항, 고부가 선진 항만 만들것"<br>신항건설등 인프라·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br>베트남 항만 개발등 참여 "해외서도 수익 창출"<br>'해양관광의 꽃' 크루즈산업 활성화에도 전력


“부산항은 21세기 우리나라 신성장 동력으로서 화물과 사람ㆍ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진 항만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앞으로 3년간 제2기 부산항만공사(BPA)를 맡은 이갑숙 (57ㆍ사진) 신임 사장은 “이를 위해 종합물류 시스템 정비, 차별화된 서비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 3년간 제1기 BPA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물적ㆍ제도적 장치 등 기반을 구축했다면 제2기는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실행력을 가속화시켜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최근 중국 항만의 급성장 등으로 인한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 추세와 관련해 “앞으로 양적인 물동량에 집착하기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통해 선진국형 항만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항 건설 등 항만 인프라와 종합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차별화된 항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부산항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부산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선 국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한국해운산업연구원 등 국내 해양 연구기관들과 정보를 공유, 해외 선사들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대응하는 ‘맞춤형 마케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선사 중에는 부산항이냐 중국항이냐를 놓고 저울질하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선사를 타깃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부산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산시와 하역회사ㆍ선사 등 여러 협의체를 이른 시일 내에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해외항만 개발 등을 통한 부산항과 연계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역설했다. “항만공사법 개정으로 오는 4월부터 BPA가 해외항만 건설에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부산항 물동량 창출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체 수익성 향상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BPA는 현재 해양수산부, 국내 하역사 등과 공동으로 베트남 붕따우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사업을 놓고 현지 파트너와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며 BPA는 이 프로젝트에 약 15%의 지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보스토치니 등지에서의 컨테이너 부두 및 다목적 부두 개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 “올 상반기 중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시행할 해외 투자 타당성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참여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부산항 신항 배후 물류부지에서 고부가가치 선진 항만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신항에는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200만여평 이상의 배후 물류부지가 확보됩니다.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는 이곳에 다국적 물류기업이 대거 입주한다면 자체 화물 창출로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건설된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배후 물류부지 36만평 중 1~3단계 29만평에는 22개 컨소시엄, 미쓰이물산, 스타인벡 등 36개 외국 물류기업들이 앞 다퉈 참여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노무현 대통령의 시민친수공간 확보 지시 이후 두바이형(상업시설 중심)이냐 시드니형(친수공간 중심)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북항 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4월까지 3개월간 용역을 통해 각종 자료 조사와 해외 사례, 자문회의와 중간보고,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마스터플랜을 다시 짤 겁니다. 당초 계획대로 내년 초에는 재개발 사업이 착수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부산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세계적인 항만 재개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2020년까지 사업비 9조3,000억원이 투입돼 북항(부산항)의 연안 및 국제여격부두, 중앙부두, 1~4부두 등 15만평과 바다매립 28만평 등 총 43만평을 재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는 이밖에 ‘해양관광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크루즈산업의 활성화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월 초 영도구 동삼동에서 크루즈터미널이 개장되면 세계 최대인 11만톤급 사파이어프린세스호 등 초호화 크루즈선이 자주 부산항을 찾을 것”이라며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항은 지금 중국과 일본의 대규모 항만 개발로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부산항이 동북아 중심항으로 성장하려면 국민들의 부산항에 대한 관심과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신항 배후 도로 수송망과 북항~신항을 잇는 해양순환도로 건설, 신항 배후물류부지 조성사업, 북항 재개발사업 등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 이갑숙 신임 사장은 75년 제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줄곧 해양수산부에서만 30여년간 근무한 해양 정책 전문가로 국내외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 총회 부회장, ㈔한국선급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열정과 도전정신은 업무의 기본" “열정과 도전 정신이 없는 직원들은 하루빨리 조직을 떠나라.” 이갑숙 사장은 지난 5일 취임 이후 가진 첫 직원 전체조회에서 이같이 일침을 가했다. 공기업 직원들이 자칫하면 빠질 수 있는 무사안일주의에 대해 질타를 한 것이다. 이 사장은 “국내외 항만과의 무한한 경쟁 구도 속에서 열정과 도전은 직원의 기본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를 안고 도전해 실패하더라도 이를 용인하는 풍토를 조성하겠다”며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열과 성의를 다해줄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열정과 도전에 대해서는 반드시 인정과 보상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직원 개개인들이 목표치를 정하고 엄정한 평가를 통해 성과급 등에서 차별화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산항만공사의 영문 이니셜인 BPA(Busan Port Authority)를 달리 말하면 ‘Best Passion Aggressive’로 표현할 수 있다”며 열정과 도전으로 최상의 성과를 올리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항만공사의 인적 구성이 해양수산부, 부산시 컨테이너부두공단 출신과 공채ㆍ특채 등으로 이뤄져 직원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신생 조직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부서간 교류와 스킨십 등으로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신입 사원의 경우 40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라며 “3년 임기 동안 건전하고 활기 넘치는 일터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직원들에게 업무는 집중력을 가지고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국제화 시대에 대비해 외국어 학습 등 자기 계발에 힘써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취임 이후 2주 정도밖에 안돼 업무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이르지만 몇몇 간부들은 “온화한 성품으로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약력 ▦50년 경남 함안 출생 ▦69년 부산고 졸업 ▦91년 영국 웨일스대 해운경영학석사 ▦75년 제17회 행정고시 합격 ▦75년 해운항만청 행정사무관 ▦95년 주 영국 한국대사관 참사관 ▦98년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국장 ▦2000년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2001년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2003년 사단법인 한국선급 회장 ▦2007년 1월 부산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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