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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빚에 눌려 가정경제 '휘청'

눈덩이 빚에 눌려 가정경제 '휘청' 가계빚 위험수위 실태·전망 '가계 빚'이 위험할 정도로 늘어나 가계경제 붕괴와 이에 따른 금융기관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미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가계 경제에 적신호가 들어왔으며 3월이 지나면 가계대출 연체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반기까지는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가계경제 불안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은 구조조정과 증시침체가 맞물린 결과이기도 하다. 기업구조조정이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거액의 기업부실에 질린 금융기관들이 예외없이 개인 대출에만 매달려왔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부실발생이 적었던데다 '집'을 담보로 쉽게 대출을 승인할 수 있었기 때문. 가계경제의 주체인 개인들은 증시가 좋을 때는 주식투자를 위해, 나빠진 후에는 빚을 갚기위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의 고리에 묶여 있다. 지금부터 시황이 좋아진다해도 이미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 경제의 주름살을 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가계 대출에 혈안이 돼있다. 전문가들은 이러다가 증시 회복이 지연되고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개인 부실로 인해 금융시스템이 또 한번 휘청거리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가계 빚, 한계에 왔다 가계 빚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기업여신으로 어려움을 겪은 금융기관들이 안전한 개인 여신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가계여신에 치중한 은행이 우량은행으로 부각되고, 기업여신이 많았던 은행은 줄줄이 쓰러지거나 공적자금을 수혈받으면서 '가계여신 선호'경향은 거세졌다. 개인들도 지난해 주식 투자, 전세값 상승 등으로 현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끊임없이 대출을 받았다. 카드업체들의 과당 경쟁도 개인 대출을 더욱 부추겼다. 은행권에서는 지난해만 가계대출이 20조원이나 늘어났으며,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출은 무려 101조원이나 증가했다. 문제는 가계여신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올들어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 열기가 식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 비해 마케팅은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올들어 은행의 개인대출 잔액은 감소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제 담보대출을 받을만한 개인소유 부동산은 거의 다 소진됐다"며 "포화상태의 시장에서 올해 금융기관들이 서로 빼앗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량 개인파산 우려 가계 빚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개인파산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 신용불량자는 지난해말 현재 247만명에 달해 성인 10명당 한사람이 신용불량자다. 이 같은 부실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의 1인당 대출 규모를 1,000만원에서 다소 줄이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규제완화 차원에서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풀었기 때문에 이를 다시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는 가정 경제 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업이 늘어나고 가계 소득이 줄어들면서 빚을 갚을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미 빚은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상태다. 가계대출 연체율에도 '빨간불'이 켜질 조짐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연체율이 예전에 비해 크게 올라갔다. 6일간 계속된 파업이 주원인이지만 대표적인 소매은행에 나타는 이 같은 현상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경우 3월이 지나면 은행권 전체적으로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기관 대책 마련 시급 금융기관들도 가계 대출 포화에 따른 위험상황에 대해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부실 가계 여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를 차등화하는 방법 등으로 가계여신 부실화의 위험을 줄일 계획이다. 즉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신용도가 낮은 고객은 대출금리를 높여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대출 규모가 너무 커져 이러한 방법은 한계가 있다. 더구나 시중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규모를 30%이상 늘릴 방침이어서 밀어내기식 대출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에게 더 많은 돈이 대출될 수 밖에 없고 연체율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담은 고스란히 금융기관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겼던 개인 대출이 언제 악성 채무로 돌변할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해있는 것이다. 김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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