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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는 벤처사업"

승소땐 거액수임료 '대박' 패소땐 소송비부담 '쪽박'<br>변호사업계, 내년 제도시행 앞두고 관심 고조


"집단소송제는 벤처사업" 승소땐 거액수임료 '대박' 패소땐 소송비부담 '쪽박'변호사업계, 내년 제도시행 앞두고 관심 고조 ‘단 한 건만으로 인생대박, 그러나 패소하면 쪽박.’ 내년 증권집단소송제 시행을 앞두고 해당 기업은 물론 사건을 대리할 변호사 업계의 관심 또한 뜨거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승소할 경우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막대한 수임료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집단소송 ‘전문화’를 꿈꾸는 변호사들이 적지않다. 그러나 다른 사건과 달리 집단소송은 패소시 소송비용 대부분을 변호사가 부담해야 하는 고수익ㆍ고위험 구조의 ‘벤처(venture) 비즈니스’여서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쪽박’을 찰 수도 있다. 이런 집단소송의 특성 때문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공익소송을 제외하면 대박을 노리고 집단소송에 나서는 변호사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 업계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천문학적인 배상액을 받아내 막대한 보수를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변호사들이 명운을 걸고 집단소송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변호사들이 집단소송으로 거금을 거머쥔 사례가 적지않다. 지난 99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법률회사인 배럭 로도스 앤 배신(Barrack Rodos & Bacine)은 호텔여행 업체 센던트(Cendant)사의 비리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모아 합의금으로 32억달러를 받아냈다. 이는 증권집단소송 배상액 사상최고치로 배럭은 무려 5,500만달러를 수임료로 받았다. 소형 로펌이었던 밀버그 와이스 버셔드 하인스 & 리러치(Milberg Weiss Bershad Hynes & Lerach)는 집단소송으로 대형 법률회사가 되기도 했다. 포브스(Forbes)지 2월호에 따르면 밀버그가 지금까지 집단소송으로 받아낸 손해배상액만도 300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집단소송은 리스크도 상당히 높다. 다른 소송과 달리 집단소송에서는 변호사가 장기간의 소송비용을 먼저 대고 나중에 배상금의 일부를 성공보수로 받기 때문이다. 패소하면 변호사는 한푼도 못 건지고 비용만 날리게 된다. 80년대 미국에서 기업의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대리해 집단적 환경소송을 제기한 ‘워번 사건’은 대표적인 ‘쪽박’ 사례다. 10여년에 걸친 소송 결과 배상금 대신 정부조사 결정만 받아낸 원고측 변호사 잰 슐리츠는 막대한 부채에 시달렸다. 승소했지만 배상절차가 지연돼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최초로 미국 다우코닝사의 실리콘 보형물로 유방확대수술을 받아 피해를 당한 국내여성 1,200여명의 집단소송을 주도해 미국 연방법원의 최종배상 확정판결을 받아낸 김연호 변호사(45ㆍ사시 25회). 그는 “집단소송이 변호사들에게 ‘장밋빛’ 미래만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94년부터 시작된 다우코닝 집단소송은 확정판결이 난 2002년 12월 이후 2년이 지나도록 아직 배상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우코닝사가 소송 도중 법정관리에 들어가 올해 4월에야 졸업했다”며 “다우코닝의 채권단 중 일부가 손해배상액에 이의를 제기해 배상절차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집단소송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김주영 변호사는 “미국 로펌들은 자본이 축적됐기 때문에 집단소송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연호 변호사도 “미국만 해도 승소율은 열 건 중 한 건 정도”라며 “패소율 90%를 각오하겠다는 자세와 자기 비용을 기꺼이 희생하겠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입력시간 : 2004-12-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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