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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따내도록 유도하다

제10보(136~163)


야마시타의 백36이 놓였을 때 검토실의 여러 기사들은 백의 역전승을 예상했다. 흑이 도저히 6집 반의 덤을 지불할 수 없는 바둑이라는 견해가 압도적이었다. 최근에 랭킹1위 기성(기세이)에 오른 야마시타가 작은 기성(고세이)을 추가할 공산이 커졌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기사까지 있었다. 현재의 고세이 보유자는 요다9단인데 야마시타의 기세가 굉장하므로 요다가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장쉬는 흑37로 어깨를 짚으면서 반집승부라고 생각했다. 남은 변수는 두 곳. 그 하나는 좌하귀(58의 자리)에 남아있는 패였고 또 하나는 좌상귀의 가를 누가 차지하게 되느냐였다. 흑57은 그 두 곳의 변수를 흑에게 유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수순이었다. “백58은 59와 교환되어 부분적으로는 손해가 분명한데 야마시타가 왜 두었을까.”(하네) “그곳을 따내지 않으면 백대마 전체의 사활이 걸리므로 다른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장쉬) “그러니까 흑57은 백이 58에 따르도록 유도한 수순이었군.”(하네) “그런 셈이지요.”(장쉬) “아마추어를 위해 좀 상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기와쿠마 리포터)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그냥 이으면 흑은 2로 끊는 강수로 나간다. 백3이면 흑4 이하 6으로 흑이 패를 거저 이긴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백은 참고도2의 백2로 버틸 수밖에 없는데 흑은 3으로 천지대패를 결행한다. 흑이 A로 따낸 후에는 계속해서 B로 젖혀 백대마를 잡는 수단이 생긴다. 그것을 내다본 야마시타가 아예 실전보 백58로 따낸 것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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