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세계인의 이목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집중됐다. 바로 애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신개념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의 출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등장하자 터져나온 것은 '환영하는' 환호성이 아니라 '놀란' 탄성이었다. 아이패드2를 출시하던 3월에 비해 얼굴은 수척해졌고 체격 또한 왜소해졌다. 루머로만 떠돌던 건강 악화설에 더욱 확신을 준 것이다. 실제로 이날 애플사 주가는 1.57%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애플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이므로 하루 만에 60억달러 이상 사라진 것이다. 애플사는 'CEO=기업'이라는 공식이 통하는 대표적 기업이기는 하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도 건강한데도 어두워 보이거나 노화된 CEO의 이미지는 기업에 있어서 좋을 리 없다. CEO의 젊고 건강한 이미지는 기업의 가치와 직결된다. 이마나 미간에 주름이 자리잡으면 인상을 쓴다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오해를 받는다. 이러한 오해 자체가 본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색이 어두워지면 '회사에 무슨 일 있어?'라는 질문을 듣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 국내 굴지의 기업 임직원들에게도 '동안 열풍'이 불기도 했다. 흰머리가 희끗희끗했던 임원들은 염색을 하고 주름이 깊으면 보톡스를 맞기 시작했다. 기업의 젊은 3세 오너가 전면에 등장하자 기업 전체에 젊어 보이는 것이 경쟁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젊어 보이는 이미지는 실제 경제학적으로도 실익이 있다고 한다. 미국 경제학자 대니얼 해머메시의 연구에 따르면 이미지가 더 좋은 사람이 평생 근로기간 동안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약 25만달러를 더 번다고 한다. 보통 외모의 사람은 못생긴 사람보다 5~6% 더 벌고 이미지가 더 좋은 사람은 보통 외모의 사람보다 3~8% 더 번다는 통계도 있다. 남보다 좋은 이미지는 곧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이 밖에도 좋은 이미지는 많은 혜택을 준다. 코넬대 연구진에 따르면 형사 재판에서 이미지가 좋지 못한 사람이 평균 22개월 형량이 더 길다고 한다. 대학에서도 이미지가 좋은 교수와 학생이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외모지상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젊어 보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같은 나이라도 실제 더 건강하고 수명도 더 길다. 미소와 웃음은 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고 웃어서 행복하단다. 기업의 CEO가 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보일 때 기업의 가치는 분명 상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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