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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경제력 차이가 전쟁의 승패 갈라

■ 손자병법 (손자 지음, 글항아리 펴냄)


전쟁의 지혜는 삶의 지혜와 맞닿아있다. 전쟁에 사용되는 전략은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은 6,500자에 불과한 책이지만 쓰인 지 2,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삶의 지침서로 애독한다. 1949년 중국의 혁명가 마오쩌둥도 침대 곁에 늘 '손자병법'을 두었고 빌 게이츠나 손정의는 이 책을 기업경영의 지침서로 사용한다고 전해진다. 중국고전문학 전문가인 김원중 박사가 출간한 '손자병법'은 단순히 원전을 번역해 옮긴 것뿐 아니라 '사기'와 '삼국지', '한비자' 등 당대의 텍스트 속에서 실제 전투 사례를 제시해 손자의 전쟁이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여기에 오늘날 손자병법에 대해 이뤄진 연구 성과를 더해 손자병법이 오늘날에 어떤 의의를 가지는 지 풀어낸다. 총 13편으로 이루어진 '손자병법'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 세 편은 군사학의 기초이론과 전략문제를 다루고 다음 세 편에서는 전쟁의 계획단계부터 전반적인 과정을, 후반부 다섯 편에서는 전술 운용과 지형학에 대한 탐구를, 나머지 두 편에서는 특수전에 관한 이론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손자병법'은 노자가 말하는 무위사상부터 한비자가 말하는 군주의 처세까지 담는다. 손자는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사회현상으로 보았다. 전쟁을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손자가 태어나 활동하던 춘추시대의 역사적 배경과도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어 기원전 242년 제후국과 각국 내부에 발생한 전쟁은 483차례나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자가 호전주의자는 아니었다. 그는 직접 전투에 참여해 공을 세우고 제왕을 도왔지만 그 과정에서 백성들의 고통도 몸소 체험했다. 따라서 손자는 군 통수권자에게 전쟁을 유희로 보지 말고 반드시 엄숙함과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망한 나라는 다시 생존할 수 없고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이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손자가 심혈을 기울여 논의한 것은 전쟁과 경제의 상관성이다. 승리한 군대와 실패한 군대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토지 면적의 크기와 제공할 수 있는 물자와 군사력 등에서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손자병법'은 '필승'도 중요하지만 '불패'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싸워서 이기는 방법 뿐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전쟁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그만큼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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