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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증시, CDP와 따로간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주가는 오히려 하락(?)` 지난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나름대로 견조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급락한 경우가 많았다. 중국은 지난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8%의 고속 성장을 했지만 상하이 주식시장은 30%나 급락했고, 한국 역시 두 번째로 높은 5.9%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주가지수는 10% 하락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이와 관련, 아시아 주식시장은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지표 보다 증시 비중이 높은 산업과 관련된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주가 흐름을 예측하려면 성장 전망치를 따져 볼 것이 아니라 나라마다 증시에서 차지하는 산업별 비중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차지하는 산업을 찾아 해당 산업과 관련된 세부 지표를 추적해야 주가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한국, 인도, 타이완 등 시가총액에서 정보기술(IT) 산업의 비중이 높은 국가 증시는 전체 경제 동향보다는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바닥을 친 지난 10월부터 이들 국가들의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반도체 산업의 BB율도 이들 국가의 증시와 상관관계가 높다. BB율은 반도체의 출하량 대비 주문량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1이 넘으면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1 미만이면 후퇴를 의미한다. BB율은 지난해 10월 0.78로 저점을 찍은 후 12월 0.98로 급등했다. 반면 홍콩, 싱가포르, 타이 등은 증시에서 금융산업 비중이 높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증시는 금융기관의 대출 증가율이나 무수익 채권비율 등과 연동해 움직이는 성향이 강하다. 홍콩은 금융권 대출 규모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307억9,000만 달러를 기록, 연초보다 3% 줄었다. 홍콩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2.1%였지만 홍콩 증시는 지난해 19% 하락했다. 싱가포르도 같은 기간 대출 규모가 0.9% 감소했고 지난해 증시는 18% 하락했다. 타이는 금융권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은행주가 상승장을 주도하며 주가지수가 23% 급등했다. 타이 경제 전체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34%로 비중이 높다. <이병관기자 cp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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