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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셰프' 손길에… 죽어가던 골목상권 '맛집 거리' 탈바꿈

논현동 백종원-경리단길 장진우-이태원 홍석천

셰프 한명이 만든 음식점 밀집 먹거리 아지트 구성

기타 자영업까지 유입… 골목 상권 확대 시너지 효과




서울 지하철 논현역 2번 출구 인근 영동시장 먹자골목.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건물 간판 위로 익숙한 얼굴과 '백'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최근 텔레비전 요리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백주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요리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나타내는 상징들이다. 이곳에 있는 백 대표의 외식 브랜드만 무려 16곳. 올 초 문을 연 맥주전문점 '백's 비어', 커피전문점 '빽다방'은 물론 300m 안팎으로 더본코리아의 한식·중식·일식 브랜드가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유입인구가 적었던 이 골목은 최근 백 대표의 유명세와 함께 '백주부 거리'로 회자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주목받지 못했던 뒷골목이 '셰프테이너' 흐름과 맞물려 식도락 거리로 부상하면서 인근 상권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유명 요리사들이 주목받지 못했던 골목상권을 탈바꿈시키며 새롭게 '맛집 지도'를 써가고 있다. 한 골목에 이들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죽어있던 공간이 주요 식도락 거리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 이들 거리는 셰프의 이름을 딴 '○○○거리'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 오르내리며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 같은 조짐은 싹트고 있었다. 서울 경리단길 뒷골목 부흥을 이끈 장진우 셰프가 그 주인공. 경리단길 입구에서 50m가량 떨어진 회나무길에는 장진우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이 9개 있다. '장 셰프의 가게만 찾아다녀도 식사에서 디저트까지 200m 내에서 다 해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 2011년 인적이 드물었던 골목에 장 셰프의 '장진우식당'이 오픈했다. 이후 실내포차 '방범포차', 한식전문점 '문오리', 디저트 전문점 '프랭크', 이탈리안 지중해 요리전문점 '그랑블루', 서양식 전문점 '경성스테이크' 등이 생겼다. 장진우 셰프의 식당 입점으로 골목 상권이 살아났고 이후 '장진우 거리'로 불리기 시작했다. 셰프가 '그려놓은' 맛집 지도는 이제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코스'로까지 변모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해밀튼 호텔 뒷골목에는 '홍석천 거리'가 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연예인 홍석천 씨가 운영하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2002년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워플레이스'를 시작으로 태국요리 전문점 '마이타이', 퓨전 중식당 '마이차이나', 뉴욕 스타일 요리전문점 '마이첼시', 펍 '마이치치스' 등 이곳에만 9개의 식당을 열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셰프 한명이 만든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들이 특정 지역에 옹기종기 모이면서 일종의 '먹거리 아지트'를 만들고, 창업을 희망하는 다른 자영업자들까지 유입되면서 골목 상권 판을 키우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리'로 회자 되는 데는 '쿡방(요리하는 방송)' 열풍이 한 몫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형 건물, 접근성 등 상권 입지에 따라 창업 성패가 좌우됐다면 현재는 주목받지 못한 공간을 살려 유명세를 등에 업은 셰프들이 그려놓은 '맛집 지도'에 소비자 관심이 크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유명 요리사가 바꾼 동네 상권에 일대 상인들이 낙수효과를 누리는 것은 사실이나 모두가 다 수혜자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이미 판이 커진 시장에 가세하기보다 제2의 장진우, 백종원을 위해 음지에 있던 공간을 되살릴 스토리와 테마를 만들어 다른 입지를 공략해 창업하고 새 '맛집 지도'를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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