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올해 초 공항공사가 6억원을 들여 항공사들의 착륙료 등을 면제해주고 항공사가 그 돈으로 티켓 가격을 깎아주는 '인공호흡'을 했기에 나온 성적이다. 공항공사는 이런 노력 덕택에 직전 월에 비해서는 여객이 7.2% 늘었다고 항변한다. 행사 직후 도로 11.5%가 푹 꺼졌지만 말이다.
항공이 KTX에 비해 시간 경쟁력이 있으니 가격만 더 낮춰주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 공항공사의 설명이다. 그토록 1분1초가 아까운 사람들이 돈 몇 만원에 비행기를 탈지 안탈지를 결정한다는 것이 그다지 공감이 가지는 않지만 일단 그렇다고 치자.
이런 할인행사를 지난 2011년과 올해 초에 이어 이달 18일부터 내년 1월12일까지 8주 동안 또 진행한다. 성과를 봐서 1년 내내 상시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3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다. 딱 한가지만 묻자. 앞으로 KTX가 더 늘어나고 이용객이 늘면 그때는 공항공사와 항공사가 대체 언제까지, 어디까지 할인을 감내할 수 있는지 말이다.
이렇듯 죽어가는 지방공항을 살린다며 공항공사는 '바겐세일'을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혈세를 쏟아붓고 항공사는 승객이 없는 곳에 비행기를 띄운다. 우리는 지금 지방공항을 짓는 데 필요한 공사비용 외에 얼마나 큰 값을 치르고 있는지 그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
물론 지방공항 이용객이 적은 것이 어디 하루 이틀 일이며 그것이 어찌 공항공사의 잘못이겠는가. 만들어 놓은 공항이 장사가 안 된다고 해서 운영사로서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항공사는 공항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몇 만원을 깎아주든 몇 천원을 깎아주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지방공항에는 헤아릴 수 없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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