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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8월 20일] 저출산 위기의 출구

얼마전 수입이 많은 여성일수록 출산율이 낮다는 조사보고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때와 시기적으로 일치하는 것은 흥미롭다. 만약 여성의 사회활동이 출산율 저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라면 앞으로 저출산문제 해결과 관련해 의미있는 시사점이 담겨있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출산문제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상쇄(trade-off)관계라면 두가지 모두 가지는 것은 단기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욕심일수도 있다. 출산이 중요하다 해도 여성의 사회진출 역시 여성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경제라는 틀에서 보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성화되고 맞벌이 가정이 일반화되지 않고서는 국민소득 3만달러이상의 선진국진입은 어렵다. 가장 한사람이 전체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취업구조에서는 ‘실직에 대한 공포’가 클 수밖에 없고, 나아가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극렬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더구나 일을 통한 자아실현에서 얻는 성취나 만족은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여성 사회진출과 출산율 저하
문제는 여성 개인으로서는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 전체적으로는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문제를 낳게 된다는 점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의 저하는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겪은 일반적인 현상이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어느새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고령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출산율 저하가 진행되면서 인구역학면에서 위기사슬에 걸린 형국이다. 사정이 심각하지만 뾰쪽한 해결책을 쉽게 찾을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대개 여성이 출산을 기피하는 주된 이유를 양육에 따른 비용의 문제로 보고 금전적 지원을 늘리는 정책을 구사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출산율을 높이는데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의 경험은 보여준다. 다양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번 떨어진 출산율은 다시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산기피가 기본적으로 금전적, 경제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가치관 변화가 수반되는 문화적 현상임을 시사한다. 열린 마음, 열린 사회가 대안
저출산문제의 본질이 이렇다면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가령 일본은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로봇을 선택하고 있다. 여기에 비하면 지구촌 인류에 대한 사랑과 열린 마음에 바탕을 둔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의 대응이 훨씬 가치있고 효과적으로 보인다. 미국은 개방적인 이민을 통해 인재와 필요한 노동력을 충원함으로써 사실상 저출산과 노령화문제를 겪지 않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의 유럽국가들도 비슷하다. 극심한 저출산과 인구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핀란드의 경우 한 가정에서 4-5명정도 입양해서 키우면 직업이 없어도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입양에 적극적이다. 선진국을 말하고 저출산을 걱정하지만 해마다 적지않을 수의 우리 아이들이 먹고 살곳을 찾아 위해 해외로 떠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불과 한 세대전 가난을 덜고자 외쳤던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통했다고 ‘딸이건 아들이건 무조건 많이 낳자’가 먹혀 들리도 없다. 날로 좁아지는 지구촌과 더불어 사는 ‘열린 마음, 열린 사회’에 위기 탈출의 출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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