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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데스 디파잉'

몽환적 영상에 담긴 '마술사의 삶'<br>오스트리아 여성감독 질리언 암스트롱 연출력 돋보여


영화와 마술의 공통점을 굳이 찾으라면 사람들에게 '환상'을 준다는 게 아닐까. 마술사는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트릭으로 관객을 '환상처럼' 속이듯 감독도 스크린 속 판타지를 통해 보는 이의 감동을 이끌어 낸다. 그런 의미로 '데스 디파잉'은 마술사의 인생을 다뤘다는 점에서 판타지 영화적 색채를 띈다. 영화는 깊은 심연 속에 거꾸로 묶인 한 남자의 클로즈업된 얼굴로 시작한다. 몸이 물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데도 꿈쩍도 하지 않는 이 남자는 탈출 마술가인 해리 후디니 (가이 피어스). 물 밖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후디니를 기다리고 있지만 마술사는 평온한 얼굴로 생각에 빠진 듯 보인다. 하지만 후디니는 가볍게 쇠사슬을 풀고 바다 속에서 튀어 오른다. 이내 관객들은 후디니의 이름을 외치며 열광한다. 부와 명예 뿐 아니라 출중한 외모까지 겸비한 후디니는 사실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한다. 그런 그에게 미모의 심령술사 메리 맥가비(캐서린 제타 존스)가 나타난다. 후디니의 재산에 관심 있는 맥가비는 점차 그에게 끌리기 시작하고 둘은 연인사이로 발전하는 듯 싶은데…. 영화 '작은아씨들'을 연출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성 감독 질리언 암스트롱이 오랜만에 신작 '데스 디파잉'으로 돌아왔다. 감상적인 연출력으로 이미 국내외 널리 알려진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수중 촬영 등 일부 장면에서는 몽환적인 영상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한편 메멘토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가이 피어스의 연기력도 극적 완성도를 높인다. 그렇지만 영화의 결말 부분은 다소 엉성하게 서둘러 마무리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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