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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사들였던 '큰손들' 울상

리디노미네이션 우려로 외화예금 갈아탄 목돈 한달새 5% 원금 손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A(72)씨는 지난 10월 초 만기된 정기예금을 외화예금으로 옮겨 넣었다.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변경) 논의가 불거져 나오면서 지난 60년대 화폐개혁의 악몽을 떠올린 A씨는 불안한 마음에 달러로 돈을 바꿔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 환율이 달러당 1,160원. 1억7,400만원으로 15만달러를 사서 통장에 넣어놓았다. A씨의 잔고는 그러나 불과 한달 사이에 1,300만원이 줄었다. 18일 환율이 1,078원까지 떨어졌기 때문. 1년 동안 돈을 보유해 외환예금 금리 2%를 챙긴다고 해도 원금 손실률이 5%에 달한다. 환율급락에 울상 짓는 ‘큰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미국 등에 부동산을 사들인 일부 부유층은 ‘달러값 폭락’으로 엄청난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있다고는 하지만 달러값 하락률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얼마 전 리디노미네이션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달러를 사들였던 이들은 환율급락에 달러를 계속 보유하기도, 처분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팔자니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 심우성 국민은행 PB팀장은 “몇 달 전 리디노미네이션이 거론되면서 과거의 화폐개혁 당시 상황을 우려한 부유층 중 꽤 많은 수가 달러를 사들였다”며 “이들은 최근 환율급락으로 큰 환차손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춘수 조흥은행 PB팀장은 “올들어 해외 투자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이 많다”며 “이들 중 채권투자의 경우는 선물환 계약을 해서 헤지가 됐지만 주식형 투자는 해외 주식시장이 신통치 않았던데다 환차손으로 인해 본전도 못 건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달러를 언제 사야 할지’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팀장은 “현재는 환율 하락폭이 하루 10원이 넘는 경우도 많아 당장 달러를 사려는 세력은 거의 없지만 환율이 안정되면 달러를 사려고 대기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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