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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안하면 앞날 찜찜… " 대학원생 '乙의 애로'

논문 통과·임용 추천 등 교수 막강한 영향력 의식

스승의 날 앞두고 골머리

서울의 A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모(29)씨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았다. 지도교수에게 줄 선물을 위해 다른 연구실 상황까지 염탐하며 '눈치작전'을 펼쳐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대학원생들이 저마다 커피 머신, 명품 브랜드 의류 등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선물들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앞날이 찜찜해 선물을 드리지 않을 수 없어 난감했다"고 토로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초·중·고교에서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조그만 선물도 받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지만 대학원생들은 여전히 교수 등을 위한 선물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도교수를 정하면 교수가 논문 통과부터 임용 추천까지 알게 모르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압박이 없다고 해도 미리 보험을 들어둬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재학 중인 박모(26)씨는 "지도교수는 물론 교양과목 강사 몇 분에게도 동기들과 20만원 상당의 선물을 하기로 했다"며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 감사함보다는 사실상 '관리' 차원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과목 교수에게 선물을 했다는 선배들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고 덧붙였다.



대학 강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서울 소재 대학 부교수로 임용된 이모(40)씨는 "이제서야 반강제적인 스승의 날에서 졸업했다"며 "지도교수부터 조금이라도 연을 맺은 교수에게 성의 표시를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는 게 강사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스승의 날이 본래 취지보다는 출혈을 감수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면서 일부 교수들은 선물을 기피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 교수는 "나도 겪어봤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는 걸 알아 카네이션 외에는 어떤 것도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공지했다"며 "주변에는 학회 출장을 만들어 연구실을 비우는 식으로 학생 부담을 줄여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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