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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역사를 바꾼 6대 정상회담

■정상회담, 데이비드 레이놀즈 지음, 책과함께<br>뮌헨… 얄타… 빈 회담 전후 유럽 판도 결정<br>회담 성사 과정 등 탐구


처칠 영국 수상(사진 왼쪽부터), 루스벨트 미 대통령, 스탈린 소련 국방회의 의장은 2차 세계대전이 종반으로 치닫던 1945년 2월 9일 흑해 연안의 얄타에 모여 독일의 패전후 관리를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국가의 외교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만나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적인 이익을 얻기 위한 정상회담이 수시로 열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등산 용어였던 ‘정상(summit)’이 어떻게 외교 용어가 됐을까. 주역은 윈스턴 처칠이다. 암울한 냉전의 한 중앙에 있던 1950년 2월 14일 에든버러에서 처칠은 최고위층과의 회담을 제안하면서 “정상에서의 회담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연설했다. 이즈음 영국의 에베레스트 등반대의 여덟번째 도전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신문에는 ‘서밋’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서밋은 공교롭게도 이렇게 구전되면서 외교적인 용어로 자리를 굳혔다. 처칠 이전에도 외교적 목적을 위한 정치적 지도자들의 회담은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와 항공기 여행, 대량 살상 무기의 탄생, 언론을 통한 신속한 보도 등에 힘입어 본격적인 외교현상으로 발전했다. 데이비드 레이놀즈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는 20세기를 바꾼 6대 정상회담을 선정해 회담의 추진 배경과 성사과정을 탐구했다. 그는 먼저 기원전 18세기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가 정상회담의 역사를 짚어내고 그 발전과정을 소개한다. 저자는 역사적인 사실은 물론 정상회담을 둘러싼 정치 지도자들의 내적 갈등에도 관심을 뒀다. 각 국의 역학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본질적으로 인간이 주인공인 한편의 드라마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정상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정상에서 회담은 잘 진행됐는지, 그 후 어떻게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는지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20세기 역사를 바꾼 정상회담은 ▲체임벌린 영국 수상과 히틀러 나치 총통이 만난 1938년의 뮌헨 회담 ▲전후 유럽의 판도를 결정하기위해 1945년 처칠 영국 수상, 루스벨트 미 대통령, 스탈린 소련 최고사령관이 만난 얄타 회담 ▲케네디 미 대통령과 소련 지도자 흐루쇼프가 1961년 만난 빈 회담 ▲닉슨 미 대통령과 소련의 정치가 브레즈네프가 만나 냉전의 해빙에 시동을 걸었던 1972년 모스크바 회담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평화협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카터 미 대통령이 주선해 이스라엘 정치가 메나헴 베긴과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1878년 함께 자리한 캠프 데이비드 회담 ▲동서 냉전의 평화적인 종식을 이끌어낸 레이건 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만난 1985년 제네바 회담 등이다. 평화를 위해 마련된 정상회담이라고 해서 결과가 모두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체임벌린은 히틀러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싶었으나 뮌헨 회담 1년 후 2차 세계대전이 터졌으며, 2차 세계 대전을 평화롭게 끝내기위해 머리를 맞댄 얄타회담은 전쟁을 1년 더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준비되지 않은 만남으로 파국을 면치 못한 회담도 있다. 빈 회담에서 미국은 호전적인 흐루시초프의 작전에 휘말려 쿠바 미사일 위기와 미국의 베트남 참전을 불러왔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책은 적수들간에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벌이는 순간, 일단 시작하면 물러서기 어려운 여정 등 정상회담에 얽힌 정황을 깊은 통찰력으로 풀어냈다. 특히 준비ㆍ협상ㆍ실천이라는 정상회담의 3단계에서 어려운 고비마다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냈는지를 알 수 있어 국가 뿐 아니라 대기업, 개인들에게도 해당되는 만큼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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