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現地化전략 바뀌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의 현지법인이 이처럼 선진국의 시장침투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러나 아쉬운 점이 아직 많다. 우선 현지화가 잘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화에 있어 장애가 되는 것은 바로 언어다. 미국이나 영국같이 영어권의 나라는 그래도 좀 낫지만 이밖의 나라에서는 언어가 시장확대 노력에 발목을 잡고 있다. 현지에 나가 있는 법인장(長)을 포함한 한국인 핵심간부들과 현지채용인들간의 의사소통이 언어장벽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현지채용인들에 대한 관리와 통제가 느슨해질 수 밖에 없고 또 그들이 가져다 주는 시장상황에 대한 정보습득도 더디다. 물론 아쉬운대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는 있지만 서로가 능숙치 않은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내용전달이 완전치 못하고 무엇보다도 현지채용인들에게 한국 관리자들의 소위 「말발」이 서질 않고 있다.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더라도 이런 점은 쉽게 이해가 간다. 가령 우리보다 후진국인 어떤 나라가 한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서울에 지사를 세웠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에 파견된 지사장이 국내기업들보다 높은 봉급을 제시하며 한국인들을 채용했는데 그가 한국말을 잘 못할 뿐만 아니라 영어도 그리 신통치 않다면 한국인들이 그 지사장의 말을 잘 따를 리 없다. 무시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것이고 아마 높은 월급이나 받으면서 대강대강 일하려 할지 모른다. 선진국 시장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들의 현지법인 상황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지채용인들의 움직임에 긴장감이 빠져 있다. 현지채용인들을 똑 부러지게 관리하려면 무엇보다도 현지 언어에 정통해야 한다. 현지화가 잘 안되는 두 번째 이유는 순환보직제 탓도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해외주재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5년이 되면 일단 귀국을 시키고 있다. 물론 어떤 개인에게 한 나라에만 나가서 일생을 보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5년이라는 기간이 과연 타당하느냐 하는 것은 한번쯤 짚어봐야 한다. 어느 나라에 파견되어 그나라 문화와 환경에 익숙해 지려면 대개 3년내지 4년이 걸린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5년 순환보직 제도는 이제 막 현지에 적응해 일좀 할만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5년째 되는 해에는 귀국준비 때문에 중요한 업무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5년의 세월은 실효성 없이 흘러가 버린다. 물론 현지에 파견되기 전에 지역전문가 과정을 거쳐 웬만큼 준비된 상황에서 현지법인에 배치돼 큰 업적을 달성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재임기간을 현지적응에 급급하다가 귀국해 버리기 일쑤다. 경쟁상대국인 일본의 경우에는 한 나라에 20년 이상 머무르는 사례가 많다. 우리는 현지화에서도 일본에 뒤지고 있는 셈이다. 현지화 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해외법인의 최고책임자들은 거의 한국본사에서 나온 관리자들이다. 해당국가의 유통관행이나 대금결제방식에 대해서도 지식이 없다.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기왕에 나섰다면 우리기업들의 보다 철저한 현지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기업들의 보다 장기적인 현지화전략을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