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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캐리어 옛직원들 "실직도 이만하면 해볼만"
입력2005-06-21 07:05:37
수정
2005.06.21 07:05:37
미국 뉴욕주 북부 시라큐스의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 코포레이션에 다니던 조지프 허프먼씨는 50세의 나이에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 캐리어가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됐지만 회사와 주정부의 지원으로 대학에 다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20일 허퍼먼씨의 경우처럼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찾아 나선 미국의 실직자들이 수십만명에 이른다고 보도하면서 캐리어의 경우를 중점 소개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1천200명에 이르는 옛 캐리어 직원들 가운데 500여명은 대학이나 전문대학, 직업교육기관 등에 입학해 새로운 삶의 진로 개척에 나섰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어엿한 전문직업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회사측은 생산시설 이전으로 일자를 잃게된 직원들의 전직을 촉진하기 위해 대학 학위를 취득하면 1만달러, 전문대학 졸업장을 따면 5천달러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키로 약속했다. 주정부는 이와 별도로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한 제조업체 직원들이 대학에 입학할 경우 재학기간에 최대 2년까지 실업수당을 지급해주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 실업수당은 6개월까지만 지급된다.
이와 같은 지원책은 캐리어의 옛근로자들 가운데 다수로 하여금 실직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허프먼씨는 "나는 언제나 간호사가 되고 싶었다"면서 "캐리어가 내 일자리를 중국으로 옮기면서 이런 꿈이 이뤄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병원 수술요원이 되는 과정을 공부해 병원에서 새 일자리를 찾은 캐리어의 옛직원 데일 카펜터(37)씨는 "실직은 내 생애에 일어난 일 중 최고의 사건"이라면서 "이제 나는 더이상 한주 한주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52세의 나이에 지리정보시스템(GIS) 공부를 시작한 패트릭 설리번씨는 "다른 모든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아이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대학에 진학하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제 내가 대학에 들어갈 기회를 갖게 됐고 나는 그 기회를 잡았다"고밝혔다.
그러나 대학 교육이 실직자들의 미래를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새 직장의 급여가 캐리어 시절의 절반 수준인 연간 3만달러에 지나지 않는 허프먼씨의 경우처럼 많은 전직 근로자들은 임금의 삭감을 감내해야 하고그나마 연령 문제 등으로 인해 구직 과정에서 냉대를 받는 수도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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