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끼워팔기' 과징금] 의미와 파장 업계 "어떤 영향 미칠까" 득실계산 분주공정위 "경쟁해소 넘어 소비자 이익 극대화"윈도 차기작 출시지연에 '64비트 PC' 타격다음·리얼네트웍스등 "대등한 경쟁" 기대감 현상경기자 hsk@sed.co.kr 권경희기자 sunshine@sed.co.kr 최광기자 chk0112@sed.co.kr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단순히 끼워팔기 프로그램만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 프로그램도 내려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을 내리자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일제히 환영을 표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판결이 규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응용프로그램 개발업체와 후발 메신저 업체들은 이번 판결로 MS와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PC업계는 다소 불안해 하는 모습이다. 윈도의 차기 버전 출시가 지연되고 원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PC업계는 일단 MS의 소송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입장이다. 또 공정위가 제시한 메신저 연동은 상호표준 개방이나 보안 문제 등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어 관련업계는 이해득실을 따져보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공정위, "프로그램 분리 아니면 추가" 명령=공정위는 MS의 끼워팔기 상술에 대한 처방으로 '끼워파는 프로그램 제거'와 '경쟁사 제품 끼워팔기'라는 상반된 조치를 내렸다. 이는 단순한 프로그램 제거명령이 실효성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미디어 플레이어 끼워팔기를 심의했던 유럽연합(EU)의 경우 프로그램 분리명령을 내렸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분리된 윈도 구매는 지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일한 성능을 가진 제품(윈도)이라면 이왕이면 프로그램이 하나라도 더 추가된 제품을 사려는 게 소비자들의 심리다. 서동원 공정위 상임위원은 "단순히 시장경쟁 해소 차원을 넘어 소비자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다면 어떤 메신저든 쓸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게 적절한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분리나 프로그램 추가로 인한 윈도의 기술적 결함 여부 역시 고려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진흥협회 등의 자문 결과 MS의 의지로 충분히 조정 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다른 업체들의 프로그램이 실려도 기술력 유출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윈도 차기작 출시 늦어질 듯=이번 공정위 판결로 윈도 차기 버전의 국내 출시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MS도 지난 10월 미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 공정위의 판결에 따라 출시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MS는 윈도XP의 차기 버전인 '윈도 비스타'의 테스트판을 7월에 배포하면서 64비트 운영체제에 대한 본격적인 행보를 밟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의 판결로 한국어판 윈도 비스타는 한국어 변환작업 외에도 메신저ㆍ미디어플레이어 코드를 삭제하거나 메신저센터ㆍ미디어플레이어센터를 추가해야 한다. 결국 그만큼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윈도 비스타의 출시가 늦어지면 64비트 PC의 대중화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64비트 CPU를 탑재한 PC에서 이를 뒷받침해주는 운영체제가 없다면 기존 32비트 PC와 큰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또한 MS측에서 추가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어 국내 출시가격이 해외보다 더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ㆍ리얼네트웍스는 꿩 먹고 알 먹고=한편 MS의 경쟁업체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ㆍ야후ㆍ다음ㆍ버디버디 등은 이제 MS와 대등한 상태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특히 다음과 리얼네트웍스의 경우 MS와 화해하면서 거액의 보상금까지 챙긴 탓에 꿩 먹고 알 먹은 셈이나 다름없다. 다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우리는 MS와 공정한 선상에서 경쟁하는 것이 목표였고 공정위 결정은 그 같은 목표에 부합한다고 본다"며 "공정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일단 MS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며 "다만 결과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윈도 비스타의 출시가 늦어지면 64비트 PC의 대중화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64비트 CPU를 탑재한 PC에서 이를 뒷받침해주는 운영체제가 없다면 기존 32비트 PC와 큰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또한 MS 측에서 추가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어 국내 출시가격이 해외보다 더 높게 책정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입력시간 : 2005/12/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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