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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 ‘허수아비 총리’ 오명 벗나

압둘라 바다위(63) 말레이시아 총리의 홀로서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모하마드 마하티르(77) 전 총리가 후계자로 낙점한 그는 후견인의 강력한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말레이시아 정계가 지각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런 평가는 마하티르가 수렴청정하고 바다위는 얼굴마담 역을 할 것이라는 두 달 전 취임 당시 관측이 의외로 빨리 빗나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바다위는 10월 말 취임하자마자 강력한 반 부패 캠페인을 개시했다. 부패한 정부 기구를 쇄신해 효율성을 높여야 전임자가 이룩한 고도 성장의 업적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이민 관련 부서, 경찰, 세관 등 대민 부서 주요 간부들의 청렴도를 점검하는 밀착 감찰을 지시해 공직사회를 떨게 했다. 바다위의 시선은 좀 더 먼 곳을 향하고 있다. 마하티르가 22년간 집권하면서 구축한 인맥과 지지층을 자기 인맥으로 서서히 교체하는 것이 캠페인의 노림수인 듯하다. 마하티르가 퇴임 전 결정한 대형 국책 사업도 잇따라 보류시키고 있다. 최근 38억 달러 규모의 말레이반도 종단철도 건설사업을 보류했고, 조만간 보르네오섬 사라와크주에 수력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도 연기할 예정이다. 측근들은 “재정 사정상 사업비 조달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마하티르가 이 사업들을 졸속 결정한 것을 되돌리기 위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바다위는 집권당(통일말레이민족기구ㆍUMNO)이 심하게 분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마하티르가 지지하는 나지브 라자크 국방장관을 부총리로 임명하지 않고 있다. 이런저런 행보는 내년 6월 총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마하티르 집권 후반기부터 약해지기 시작한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고 급신장세인 야당을 꺾으려면 반 부패 캠페인 같은 충격요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게 당 쪽의 여론이다. UMNO의 한 간부는 “바다위의 처사가 옳건 그르건 간에 이제 그는 독자적인 지도자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마하티르의 심경은 별로 편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신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UMNO의 재집권을 위해서는 섣불리 제동을 걸 수도 없는 처지인 것 같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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