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안심시키고 등 뒤에서 비수 꽂은 日
日 홍보전 선수치기에 청와대 당혹미래지향 관계 협력하자더니 독도 신문광고MB 오슬로대 특별연설서"과거사 반성이 평화 기초" 일본에 역사성찰 압박 지속
오슬로=김현수기자 hskim@sed.co.kr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이명박 대통령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가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독도 영유권 주장 홍보로 돌아오며 청와대가 당혹하고 있다. 노르웨이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도 '과거사의 반성과 성찰이 평화의 기초'라며 일본을 압박하며 맞대응했지만 선수를 뺏긴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슬로대에서 '코리안 루트의 새 지평'이라는 주제의 특별연설을 통해 "유럽을 하나로 만든 원동력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라며 "(일본을 향해)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위해 무엇이 선결돼야 하는지 되짚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를 만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공감하며 독도를 둘러싼 갈등 확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신문광고를 게재하는 등 오히려 갈등을 확산시켰다. 이 대통령과 손을 잡은 노다 총리의 머릿속에는 독도영유권 주장을 위한 광고문구가 담겨 있었던 셈이다.
이 대통령은 20세기 초까지 분쟁과 갈등을 겪던 북유럽 국가가 100년 가까이 평화를 유지해 온 이른바 '노르딕 피스(Nordic Peace)' 를 거론한 후 "역사적ㆍ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정치경제적 상황이 달라도 인류 보편의 윤리와 도덕은 다르지 않으리라 믿는다"며 "우리 동북아에도 이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의 독도광고 게재와 국제사법재판소(ICJ) 독도 단독 제소에 대해 '역사적 퇴보'라고 규탄했다. 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 중인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기자실을 급히 방문해 "(일본의) 그런 식의 광고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선거의 당사자인 일본 정부가 국내 정치에 (독도를) 이용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장관은 "우리 정부의 독도에 대한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차제에 일본 국민에게 독도가 우리땅인 것을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자료와 광고를 만들기 위해 홍보예산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또 북한에 대해 "국력을 소진해가며 군사력만 키워온 북한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결해서 이기려는 목적을 조금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면 전세계가 북한을 도울 것"이라며 "이는 북한 스스로에도 도움이 되는 길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해 "공동의 운명의식 아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며 "노르웨이와 북극 지역 환경보전과 자원개발을 위해 세대를 뛰어넘는 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노르웨이 방문을 포함해 북극 지역 순방에 대해 "친환경적 자원개발 협력과 북극 신항로 해운 협력 등 기후변화 시대에 북극이라는 새로운 기회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코리안 루트 개척의 선언적 의미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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