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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우리 농산물 값 너무 싸다


김육곤 농협안성교육원장

장마전선이 북상했다. 기상청 장기전망에도 다음 달까지 강한 비가 몇 차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농산물값도 들썩일 것이다. 한해와 냉해, 태풍과 폭우 등 자연재해를 관측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주산지 수확량이 줄면 이제는 다 같이 식탁물가를 걱정해야 하는 공동운명체가 됐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농산물의 적정가격에 대한 견해가 생산자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이해 관계자 간에도 시각차가 커 적정 가격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먼저 생산원가를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농산물은 공산품과는 많이 다르다. 농산물의 생산원가 또한 공산품과 같이 재료비, 노무비, 기본경비에다 간접관리비와 이윤을 포함해 산정하지만 농사의 특수성 때문에 산정이 쉽지 않다. 우선 기초자본인 토지의 위치와 토질에 따른 고정자본 가치 측정이 어려운 점이다. 둘째는 농가의 영농기술과 노동력의 수준에 따른 품질과 가격차별화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노지와 시설, 품종에 따라 생육기간과 재배방법이 달라 농사기간도 천차만별이다. 생육기간을 보면 배추와 무는 3개월, 고추는 4개월, 마늘은 8개월, 양파는 무려 10개월이 걸린다. 기업은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하지만 농사일은 요일 구분 없이 농번기엔 밤낮없이 일하고 농한기엔 좀 쉬는 작업방식이라 객관적인 노동시간 산정이 쉽지 않다.



오히려 도시와 농촌의 소득을 귀납적으로 비교하는 편이 쉬울 것이다. 통계청 경제지표에 따르면 2014년 농가 연소득 3,500만원은 도시가구의 61.5% 수준이며 그 중 농업소득 평균 1,030만원은 월단위로 환산하면 83만원 꼴로 최저임금 월 116만원에도 훨씬 못 미친다.

먹을거리 소비에 대한 선택권은 소비자에게 있지만 질적 소비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예로부터 약식동원(藥食同源)이란 말이 왜 생겼을까. 내 체질에 맞는 제철 농산물을 제값주고 선택해 건강을 유지할 것인지, 이력추적이 되지 않는 농산물에 건강을 맡길 것인지에대한 소비자의 판단이 시작된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EU 등 농업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을 비롯한 54개국과 15건 FTA가 체결돼 우리농업도 빗장이 열렸다. 소비자 입장에선 농식품 선택권이 확대돼 후생이 증가한 측면도 있겠지만 생산자인 농업인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따라서 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로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면서 월급제와 보험확대 등 제도적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앞서서 건강 대비 농산물의 가치를 되새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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