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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쉬운 건 그쪽… 공식일정 없다" 느긋

■칠레, FTA 재협의 또 요구<br>선뜻 재협의 땐 국내농가 피해 우려<br>협상 시작전 주도권 확보 전략 관측


칠레가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재협의를 요구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칠레는 400개 농산물의 추가 개방을, 우리나라는 냉장고 등 공산품의 우선 개방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때도 정부는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이후에 논의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는 원칙론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한ㆍ유럽연합(EU) FTA에 이어 한미 FTA마저 지난 3월 발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거처럼 원칙론만을 내세울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한ㆍ칠레 FTA에서는 DDA 이후 논의하기로 한 품목 중 한미, 한ㆍEU FTA에서는 관세 인하를 하기로 한 것이 적지 않다. 칠레가 최근 우리나라 정부에 FTA를 재협의하자고 다시 요청한 것도 한미 FTA 발효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맺은 FTA 중 DDA 이후에 관세 인하 등을 논의하기로 한 것은 한ㆍ칠레 FTA가 유일하다. 그런데 DDA는 현재 협상타결이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DDA는 지금 진전이 없다"며 "언제 어떻게 풀릴지 돌파구가 안 보인다"고 했다. 2002년 협상을 타결할 때는 양측 모두 DDA 타결에 대한 기대감에 이 같은 조건을 인정했지만 칠레 입장에서는 반대로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 된다.

즉 이번에는 칠레의 요청에 따라 본격적으로 재협의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한미와 한ㆍEU FTA가 발효된 마당에 칠레와도 FTA를 재협의할 부분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09년 당시 칠레 측이 농산물 400개 품목의 재협상을 요구했을 때도 이중 70~80%는 한ㆍEU, 한미 FTA에서는 양허대상으로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칠레와 본격적인 재협의에 나설 경우 국내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칠레는 대표적인 농업국가로 농축산물이 주력 수출품이다. 양국 간 FTA 협정문을 보면 우리나라는 오리ㆍ분유ㆍ버터ㆍ치즈 등 주요 농산물 개방을 DDA 협상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칠레와 FTA를 적극적으로 재협의할 의사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현재 아쉬운 것이 칠레 쪽이기 때문에 재협의 과정에서 최대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금은 칠레가 FTA 재협의를 하자고 몸이 달아 있는 상황"이라며 "원칙적으로 농산물 중 상당 부분은 DDA 협상타결 이후에 하자고 양자가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명분으로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한ㆍ칠레 FTA 재협의에 대한 일정 등이 정해진 게 없다"며 "추후 각 부처 간 의견들을 종합해 어떻게 할지 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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