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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영어영문학과 3학년인 박솔비(22ㆍ여)씨는 지난해 산학협력단의 '글로벌기술마케터양성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비 이공계 학생들도 산업 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울산대의 특성화된 교육체계다. 박씨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자동차부품박람회에 참여해 지역 중소기업의 통역을 담당했다. 그는 제품기술 교육과 해외바이어 응대 시뮬레이션을 받으며 착실히 준비했다. 이 경험은 박씨에게 해외바이어들을 설득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는 "산업박람회에서 바이어와 직접 접촉하며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의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학에서 더 많은 기회를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대의 글로벌기술마케터양성센터가 비 이공계 학생들이 산업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센터는 기업체가 생산한 제품의 기술지식까지 섭렵한 전문 수출상담 통역요원을 양성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해외 제품박람회에 직접 참석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마케터 역할을 하게 된다.
이공계 학생들을 비롯해 비이공계 학생들도 다수다. 인문, 사회과학, 경영학, 예술계열 등 전공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매년 40여명의 학생들이 중국 등 해외무역박람회에 울산지역 중소기업 상담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상담실적은 놀라울 정도. 2007년 당시 260만 달러였으나 2011년에는 1,810만달러로 크게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열린 '2012 산학연협력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비이공계 산학연협력 사업을 통한 글로벌기술마케터 양성'으로 인력양성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현지에서 무역통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울산대는 최근 '산학일체화' 모델을 창출했다.
이 모델은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을 넘어 산업현장 전문가의 교육 참여와 졸업생 취업까지 연계하는 것. 특히 산학협력을 공학 분야에서 전 학문 분야로 확대하고 협력 파트너도 해외 기업으로까지 확장하고 있어 산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학생들의 장기 인턴십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으로까지 확대한 것도 주목을 끈다.
이철 울산대 총장은 해외 기업체 발굴을 위해 방학 때마다 인도네시아, 중국 등 해외 동문기업을 찾아 직접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신발기업인 인도네시아의 KMK글로벌스포츠그룹, 국제적인 석유화학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인 인화 인도네시아(PT.INWHA INDONESIA), 싱가포르의 자동차 부품 기업인 PG홀딩스 등에서 27명의 학생들이 장기 인턴십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해외 사업체인 중국과 인도 등의 해외지사 및 법인에서도 5명의 학생들이 인턴십을 수행하고 있다.
허정석 울산대 산학협력부총장은 "울산대가 한국의 산업수도인 울산에 있는 만큼 대학이 소재한 도시의 여건을 특장점화하면서 선진적인 대학교육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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