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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金부총리의 표절 논란
입력2006-07-26 16:22:44
수정
2006.07.26 16:22:44
이재용 기자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표절 논란의 발단은 김 부총리가 국민대 교수로 있던 지난 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부총리는 신모씨의 박사학위 논문 작성과정에 심사위원인 부심으로 참여했고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한다는 전제 아래 신씨 논문에 필요한 설문조사의 틀을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후 김 부총리는 신씨의 설문 데이터를 활용해 87년 12월 한국행정학회에 ‘도시재개발에 대한 시민의 반응-세입자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했고 신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도시재개발에 대한 지역주민의 정책행태-세입자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88년 2월에 통과됐다. 이후 김 부총리의 논문은 88년 2월 국민대 논문집과 6월 한국행정학회보에 연달아 실렸다.
이 과정에서 김 부총리와 신씨의 논문이 제목은 물론 내용 및 결과가 매우 비슷한데다 김 부총리가 논문 자료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놓고 표절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또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논문 심사위원이던 김 부총리는 학회 발표 논문을, 제자는 박사학위 논문을 각각 만들었다는 점에서 표절을 떠나 윤리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파문이 커지자 한국행정학회에 표절 여부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고 행정학회는 60일 이내에 표절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이제 공은 학계로 넘어갔다. 학계는 교육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들의 의혹을 명쾌하게 풀어줘야 한다.
물론 김 부총리는 표절이라는 개념이 미약했던 80년대의 상황을 지금의 엄격한 잣대로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이제 각종 교육현안을 이끌어나갈 교육수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행정의 최종 책임자에게 교육과 관련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사로운 감정을 떠나 이번 논란이 한국 대학에 만연한 표절 관행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김 부총리로서도 손해 볼 일은 아니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일부 문제가 되고 있는 교수와 대학원생간의 불평등한 관계도 바로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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