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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 도를 넘었다

국정감사 등으로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속속 드러나자 감사원이 전면적인 고강도 감사를 선언했다. 사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만 봐도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탈법이 도를 넘었다. 감사원의 예비조사에 따르면 한국토지공사는 2,000억원이나 수익이 덜 난 것으로 분식회계를 했다. 반면 토공은 자신의 소유가 아닌데도 50개 지구의 845억원어치나 되는 땅을 장부에 올려놓았다. 실제로 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주택공사가 퇴직자 자녀들에게 채용 가산점을 준 것도 시대착오적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20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 11개를 만들었지만 사업이 중복되고 경영이 부실해 모두 59억원의 적자를 냈다. 심지어 수익성이 없어 빅딜까지 한 철도차량 생산에 다시 뛰어드는 자회사도 있을 정도다. 철도공사의 17개 자회사에 근무하는 임원 97명 가운데 70명이 전현직 간부라는 사실은 공기업의 인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욱 답답한 것은 끊임없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도로공사의 ‘퇴직자 챙기기’가 5년째나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으나 아직도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공기업의 개혁이 지지부진 한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인사’가 빈번해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노조의 눈치를 봐야 하는 ‘낙하산 사장’이 적당히 타협하다 보면 빚은 많아도 사내복지기금 등을 수백억원씩 출연하는 비효율적인 경영을 서슴지않는 것이다. 또 국정감사나 감사원 회계감사 등에서 시정을 요구한 뒤 집행 여부를 철저하게 점검하지 않는 것도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결과를 빚고 있다. 도를 넘어선 공기업의 탈법과 방만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 등 공직자 인사검증을 강화하고 ‘문어발 공기업’의 통폐합 등 강력한 개혁이 요구된다. 아울러 백지화한 공기업의 민영화계획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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