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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변화무쌍한 인도

<파이낸셜타임스 5월20일자>

인도 총선 결과가 지난주 발표된 후 인도 정계는 현지 관광업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처럼 ‘경이적인(incredible)’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먼저 이탈리아 태생 소냐 간디가 이끄는 국민의회당이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으며 대부분 의석수를 거머쥐고 집권당인 바라티야자나타당(BJP)을 권좌에서 몰아냈다. 그리고 간디 여사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의 총리직을 포기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지지자들을 또다시 충격에 휩싸이게 했다. 시장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투자자들은 좌파인 국민의회당이 집권함으로써 경제개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간디 여사가 지난 13년 전 인도 경제개혁을 주도했던 만모한 싱을 총리로 임명할 것임을 시사하자 시장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월요일 11%나 폭락했던 인도 주식시장은 화요일 8% 반등했고 수요일에는 3% 가까이 올랐다. 인도 공산당이 이번 총선에서 62석을 차지한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다. 민영화 속도가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공산당도 웨스트 벵갈 지역에서 성공적인 경제개발을 이뤄낸 전력을 갖고 있다. 이는 좌파 정권들도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농업과 토지소유 문제에 있어 중요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도 농부에게 토지소유권과 이익을 보장함으로써 빠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국민의회당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이 시크교도 최초의 총리인 싱 정부를 약화시키거나 힌두당인 BJP의 복귀를 원할 이유가 없다. 국민의회당이 시작하고 BJP가 발전시켜온 경제개혁을 뒤엎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정치는 다른 문제다. 국민의회당의 강경파들은 간디 여사의 총리직 포기가 국민의 여망을 져버렸다고 말하고 있다. 인도 6억7,500만명의 유권자는 싱이 아니라 간디를 총리로 선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적으로 싱이 총리가 되는 데 문제가 없다. 유권자는 의원을 뽑는 것이지 직접 총리를 선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싱 자신이 6개월 내에 의회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진짜 문제는 간디 여사가 막후에서 싱을 조정하며 싱 정부와 마찰이 불거질 때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 현재 인도 정치는 불투명하지만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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