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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 연기… 아름다운 장발장

■ 김연아 세계선수권 우승<br>프리 레미제라블 완벽 구사<br>소치올림픽 티켓 3장 따내



연기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터져 나오기 시작한 환호와 귀가 따가울 정도의 기립 박수는 끝내 여왕을 울렸다.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에서 열린 피겨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김연아(23)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2년 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의 감동 그대로였다. 당시 세웠던 세계 기록(합계 228.56점)에 근접한 218.31점.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ㆍ이탈리아)를 20점차 이상으로 누르는 압도적인 금메달이자 자신의 역대 2위 기록이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의 어이없는 롱 에지(잘못된 스케이트 날로 도약) 판정만 아니었다면 더 높은 점수도 나왔을 것이다. 이날 레미제라블에 몸을 맡긴 연아는 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연기에 가산점 행진으로 148.34점(쇼트 프로그램은 69.97점)을 찍었다. 4년 만의 세계선수권 우승을 발판으로 내년 소치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연아에게 현재로선 경쟁자가 없어 보인다. 아사다 마오(일본)는 점수를 후하게 받았다는 평가에도 합계 196.47점(3위)에 그쳐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게 됐다.

이날 울음을 참느라 신혜숙, 류종현 코치와 포옹할 때도 아무 말도 잇지 못한 연아는 금메달 확정 후 현장 인터뷰 때 눈물을 보였다. 여왕의 세 번째 눈물이었다. 김연아는 2010년 2월 밴쿠버올림픽에서 연기를 마친 직후와 시상대 위에서 감격의 눈물을 쏟았고 2009년 3월 LA 세계선수권 우승 뒤 애국가의 선율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연아의 세 번째 눈물은 LA와 밴쿠버에서의 눈물만큼 드라마틱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7월 소치올림픽까지 뛰기로 발표하는 과정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도운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하면서 빚어진 오해로 상처를 떠안았고 은퇴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연아는 2011년 4월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이후 지난해 12월 독일 도르트문트 NRW트로피 대회 출전으로 복귀하기까지 아이스쇼와 TVㆍ지면 광고 등으로만 팬들을 만나 왔다. 이날 흘린 눈물에 그간의 말 못할 고민들이 그대로 섞여 나온 듯했다.

한편으로는 선배로서의 임무 완수에 대한 안도의 눈물이기도 했다. 김연아의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은 내년 2월 소치올림픽에 3명이 나갈 수 있게 됐다. 한국 피겨가 올림픽 한 종목에 3명을 내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밴쿠버 대회에선 김연아와 곽민정(이화여대)이 출전했었다. 김연아는 우승 직후 장내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무척 영광스럽고 기억에 남는 무대인데 후배들과 함께 나갈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할 때 눈가가 가장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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