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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 그리스 계속되는 치킨게임… 5월이 분수령

■ 그리스 디폴트 우려… 그렉시트 오나

유로회의서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가능성 희박

5월 11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서 판가름날 듯


"더 이상은 허비할 시간이 없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과의 회동 직후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0년 구제금융 이후 5년째 재정난에 빠져 있는 그리스의 '국가부도설'에 또다시 불이 붙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제분과 위원장은 다음달 11일에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회의가 그리스 사태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의에서 그리스가 채권단을 만족시킬 만한 새로운 경제개혁안에 합의하거나, 디폴트라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치킨게임…5월이 분수령=그리스는 18일부터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약 8조4,000억원)를 지원 받기 위한 실무협상을 재개한 상태다. 그리스 ANA-MPA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인 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의 실무진으로 구성된 이른바 '브뤼셀그룹'은 그리스의 개혁안을 평가해 오는 24일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개혁안이 승인되면 그리스는 2010년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약속 받은 2,400억유로의 구제금융 가운데 마지막 분할금인 72억유로를 4월 말로 잡힌 시한 내에 지급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4일 회의에서 채권단이 분할금 지원에 합의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앞서 "라트비아에서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상황이 악화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바루파키스 장관도 이번 협상과 관련해 "핵심 날짜(key date)는 없다"며 "24일에 합의안은 없겠지만 진전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2월20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정한 72억유로 지원협상 시한인 4월 말까지 막판 물밑교섭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금과 민영화·부가가치세율 등 여러 민감한 쟁점들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사이 시한이 도래할 경우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는 한층 고조될 수밖에 없다. 그리스는 당장 이달 말 공무원 급여와 연금으로 약 17억유로를 지급해야 하며 다음달 6일에는 1억8,600만유로의 채무상환이 예정돼 있다. 만일 다음달 11일 회의에서도 추가 지원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바닥난 재정으로 IMF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5~6월 중 디폴트를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그렉시트 파장 과소평가 안 돼"=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에 부쩍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미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사실상 파산한 것과 같으며 조만간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리스가 앞으로 10년간 연간 10%의 성장세를 이어간다고 해도 부채를 전부 상환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제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물론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디폴트가 현실화돼도 2012년 당시와 비교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훨씬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그리스의 디폴트에 대해 "그런 시나리오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고 못을 박으면서도 "우리는 충분한 도구를 가지고 있다"며 그리스 사태가 유로존 전체의 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리스에 대한 유럽 은행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도)는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0년 당시에 비하면 4분의1 수준으로 낮아져 있으며 유로존 경제도 수년 전에 비하면 한결 탄탄해져 그리스 디폴트의 충격이 세계 경제를 뿌리부터 뒤흔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일각에서는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IMF의 폴 톰슨은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라는 연쇄작용에 대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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