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부를 둘러싸고 광우병 괴담이 퍼지며 촛불집회가 전국을 뒤흔들었다. 이 같은 후폭풍으로 대형 마트들은 한동안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지 못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미 쇠고기에 대한 근거 없는 오해와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대형 마트 등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올 들어 9월까지 8만7,506톤으로 금액으로는 4억5,884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2008년 수입량의 6.5배, 금액 기준으로는 5배가 넘는 것이다.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됐다 2007년부터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는 촛불집회와 광우병 강풍에 휩쓸리며 2008년 국내 판매에 애를 먹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3년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호주산에 맞먹는 규모로 증가한 것은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에 대한 괴담들이 얼마나 신빙성이 약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 큰 피해를 끼친 구제역 사태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에 한 몫을 한 측면도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인기가 일반 소비자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신선도를 중요시하는 냉장육 수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9월까지 냉장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7,37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서울 남영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K씨는 "냉장육은 가정에서 구이용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면서 "가격이 저렴하고 지난 3년간 안전에 대해 문제가 제기된 사례도 없어 물량이 입고된 즉시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호주산보다 맛있다고 찾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며 "3년 전 미 쇠고기 파동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측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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