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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혁의 국제 금융시장] 해외영업 이래서 취약

[대변혁의 국제 금융시장] 해외영업 이래서 취약 '언어에 막히고 장래도 불확실하고.' 해외지점 근무가 특혜처럼 여겨지던 시절은 지나가고 요즘은 오히려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취약한 해외영업구조는 한국금융시장의 후진성을 함축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다. 한국금융시장이 국제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여기에 있다. ◇언어= 가장 기본이면서도 최대의 장애물이다.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과 영국은 물론 유럽, 동남아시아 심지어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언어구사력이 떨어지는 형편이다. 국제업무에 도전하기 보다는 안주하는 영업에 머물게 하는 요인으로도 손꼽힌다. 더욱이 근무주기가 짧다보니 현지 언어를 익히고 사람을 사귈만 하면 보직이 변경돼 후임자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자녀 교육ㆍ짧은 근무 주기= 지난해 말 고대해오던 해외지점 근무를 통보받은 L차장의 기쁨은 잠시였다. 자녀 교육문제가 떠오른 것이다. 곧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이 대학입학시 특례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걱정됐다. 결국은 그는 가족을 남겨두고 단신 부임했다. 자녀교육은 해외지점 근무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특례입학 조건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국내에 남겨두고 떠나는 수도 많다. 일본은 지난 60년대 중반부터 상사나 금융회사 지점 근무자들의 장기근무를 권유하고 있다. 장기근무로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특히 자녀들이 현지화할 경우 얻어지는 게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L차장은 "국내은행의 인력순환근무 여건상 장기근무가 어려운 점도 이해되지만 1~2년 근무를 시켜본 후 우수한 성적을 내는 직원은 장기근무를 허용하는 방안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근무자와 자녀 모두를 국제전문가로 양성하자는 것이다. ◇업무보다는 의전이 우선= 업무는 뒷전이고 의전이 최우선인 경우가 많다. 특히 본점에서 높은 사람이 방문할 경우 만사 제쳐두고 그를 모시는 게 최우선이다. 본점 뿐 아니라 공무원도 접대해야 할 대상이다. 현직 모 은행장의 경우 정부 인사들을 유명 골프장으로 안내하는 등 공무원 접대에 남다른 수완을 보였다는 일화가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전문성 결여= 뉴욕ㆍ런던ㆍ홍콩ㆍ싱가포르 등 주요 금융도시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이 주도하는 모임에 초청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에서도 마차가지다. 인정받지 못하면 같은 물에서 놀지 못하는 원칙은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더욱 철저하게 지켜진다. 국내 금융회사 해외점포의 대부분은 시장참여자로 인정받기 보다는 연락사무소 쯤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영업력, 자본금도 못 미치지만 업무 전문성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과 상대한 전문성이 없어 일부 이머징마켓을 제외한 주요시장에서 한국인들은 한국인끼리만 거래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점포가 중심가 유명빌딩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실탄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외국인 섭외자금이 넉넉치 않다. 아무리 힘들어도 예전같으면 해외로 국내부동산을 사두거나 채권이라도 매입해두면 재산을 불릴 수 있었지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저금리기조인 상황에서 해외근무기간중 재산증식은 기대할 수도 없게 됐다. 전문성을 키우거나 장래를 다질만한 기회도 없다는 점이 국제금융전쟁의 첨병인 해외주재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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