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딱 한 개의 팻감 제8보(133~178) 흑33으로 중앙을 크게 확보하면서 안달훈은 생각했다. 백이 많이 추격하긴 했지만 이것으로 흑이 이긴다. 여기서 최철한은 조용히 34로 하변을 보강했다. 그는 흑이 중앙을 한 수 더 보강해도 자기가 이긴다고 믿고 있었다. 안달훈은 초읽기에 몰려 있었고 최철한은 아직 30분 이상 시간이 남아 있었다. 최철한은 참고도의 흑1을 예상하고 그 다음의 끝내기 수순을 생각했다. 백2, 4면 백이 1집반은 아무래도 이긴다는 것이 그의 계산이었다. 그런데 안달훈이 둔 수는 참고도의 흑1이 아니고 실전보의 흑35였다. 흑35는 검토실에서도 예측한 수였다. 이것으로 아직은 승패불명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그것은 흑35로 중앙이 완벽하게 지켜졌다고 믿는 계산이었다. 최철한은 망설임 없이 36으로 움직였다. 흑35로 지키는 수는 원래 없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순식간에 백50까지가 두어졌고 이것으로 중앙은 모두 공배로 변했다. 이젠 반면으로도 백이 남는다. 최후에 변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흑이 가로 집어넣으면 승부패가 나는데…. “흑에게 팻감이 딱 한 개만 있으면 제가 이 바둑을 져요.” 그런데 그 딱 한 개의 팻감이 흑에게는 없었다. (43…36) 178수이하줄임 백불계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2-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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